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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크] ‘AI·연결·혁신·탄소감축’…CES 2024 달군 결정적 장면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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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4.01.17 10:21:18

‘AI’ 품고 더 똑똑해진 가전
집안기기들 한몸처럼 ‘연결’
‘충격·환호’ 혁신제품의 향연
미래 보자…‘탄소감축’도 화두

 

LG전자가 CES 2024에서 '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다(Reinvent your future)'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LG전자)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눈부십니다. 하루만 놓쳐도 따라잡기 빠듯할 만큼 빠릅니다. 어렵다는 편견마저 있어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테크크]는 편한 뉴스를 지향합니다. IT, 전자, 게임 등의 소식을 보다 접하기 쉽게 다듬고 정돈해 전합니다. 웃으며 가볍게 보셔도 좋습니다. <편집자주>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올해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인 전 세계 4000여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시선은 경쟁력 높은 전시물을 내놓은 한국 기업들에 쏠렸다. 삼성, LG, 현대차, SK 등이 독창적인 혁신 기술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전시 기간 쏟아진 체크 포인트가 많지만 크게 네 가지 열쇳말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씩 살펴본다.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AI for All: Connectivity in the Age of AI)'을 주제로 열린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①‘AI’, 더 똑똑해지다



“AI가 퀀텀 점프(대도약)한 해로 남을 것이다”

이번 CES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이다. 그만큼 인공지능의 성장세가 매서웠다. 단편적 기능 수행에서 보다 지능적으로 판단하고 폭넓게 움직이는 형태로 진화해 눈길을 끌었다. 그 중심에는 AI 기반 기기를 대거 선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있었다. 인상적인 몇몇 사례를 보자.

삼성전자는 참가업체 중 가장 넓은 규모(약 1192평)의 전시관을 꾸리면서 주제를 명확히 밝혔다.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 구호는 공허하지 않았다. 큰 공간을 AI로 대표되는 혁신 제품들로 채웠기 때문이다.

먼저 주목할 제품은 단연 TV다. 특히 ‘NQ8 AI 3세대’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2024년형 Neo QLED 8K TV(QN900D)가 관람객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NQ8 AI 3세대’ 프로세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2020년부터 꾸준히 연구 개발해 온 AI 시스템온칩(SOC) 기술이 집약됐다. 그 결과 전년 대비 8배 많은 512개의 뉴럴 네트워크와 2배 빠른 NPU(Neural Processing Unit)를 지녔다. 삼성전자 측이 “역대 삼성 TV 프로세서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고 자신한 이유다.

2024년형 Neo QLED 8K는 이를 기반으로 ▲저화질 콘텐츠를 8K 화질로 바꾸는 ‘8K AI 업스케일링 프로’ ▲AI 딥러닝 기술로 영상의 왜곡을 줄여주는 ‘AI 모션 인핸서 프로’ ▲화면의 다양한 음원 중 음성만 분리해 대화 내용을 명료하게 전달하는 ‘액티브 보이스 앰플리파이어 프로’를 지원한다.

 

자유방임형 로봇청소기의 등장도 이채로웠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는 돌발 변수에 적절히 대응한다. 예컨대, 젖으면 안 되는 카펫이 등장하면? 물걸레를 분리하거나 들어올린다. 반려동물 배변 패드가 나타나면? 얼른 인식하고 피해서 간다. 이뿐만 아니다. 화장실이나 현관처럼 자신의 활동무대가 아닌 곳은 스스로 진입 금지구역으로 설정한다. AI가 탑재돼 놔둬도 잘 돌아다니는 것이다.

똑똑한 가전의 출현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삼성전자는 AI가 식재료를 스스로 관리하는 냉장고, AI가 세탁물의 무게, 옷감, 오염도를 파악해 세탁부터 건조까지 최적의 모드로 맞춰주는 세탁·건조기 등 지능적인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삼성전자 모델이 7일(현지시간) 진행된 '삼성 퍼스트 룩 2024(Samsung First Look 2024)' 행사에서 '24년형 Neo QLED 8K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LG전자는 소형견 크기의 ‘가사도우미’를 데뷔시켰다. 가진 능력이 많은,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얘기다. 이력서를 종합해보면, 업무상 강점은 집을 돌보는 일이다. 주인의 지시에 따라 가전이나 IoT 기기를 제어하는 것은 기본. 눈도 달려있어서 주인은 밖에서도 집을 살필 수 있다. 가령 외출했을 때 이 ‘요원’을 통해 반려동물을 지켜볼 수 있다. 말도 잘 듣는다. 교통, 날씨, 일정 등을 알려달라고 말하면 정보를 제공한다. 눈치도 빠르다. 사용자의 목소리나 표정으로 감정을 파악해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재생하며 교감을 시도한다. 이럴 때면 가사도우미 이상의 친구가 되는 것이다.

한층 진화된 TV도 선보였다. LG전자는 AI 성능이 4배 강화된 올레드 전용 화질·음질 엔진 ‘알파11 프로세서’를 탑재한 시그니처 올레드 T와 2024년형 올레드 에보(evo)를 CES 2024에서 처음 공개했다.

SK그룹은 AI를 소개하는 전용관인 ‘SK ICT 패밀리 데모룸’을 별도 운영했다. 이 자리에는 SK텔레콤이 주도적으로 나서 자사의 핵심 AI 기술을 소개했다. ▲미디어 가공·콘텐츠 품질향상 플랫폼 ‘AI 미디어 스튜디오’ ▲AI 기반 실내외 유동인구 데이터 분석 시스템 ‘리트머스 플러스’ ▲반려동물 AI 진단보조 서비스 ‘X Caliber(엑스칼리버)’ ▲로봇, 보안, 미디어, 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는 ‘AI 퀀텀 카메라(Quantum Camera)’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 모델이 CES 2024에서 고도화된 로봇 및 AI 기술이 적용된 반려가전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②‘연결’, 가전을 하나의 생태계로



고도화된 AI는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연결점이 되기도 한다. 서로를 이어 한 덩어리처럼 기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CES 2024서 냉장고, 인덕션 등 주방용 가전 신제품을 선보이며 ‘푸드 생태계(Food Ecosystem)’라는 용어를 앞세웠다. 이 말은 즉, 여러 제품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구심점은 AI다. AI가 현재 냉장고 속 식재료로 가능한 요리를 추천하는 것이 첫걸음. 이후 사용자가 선택한 조리법이 인덕션으로 전송되면 최적의 값이 자동 설정된다. 조리법 연구란 거창한 과정 없이 하나의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푸드 생태계에 먹고 싶은 요리를 던져놓으면 완성된다.

삼성전자가 하나의 주방을 꾸렸다면 LG전자는 집을 유기체로 만들었다. ‘고객과 공감하는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이다.

이 집은 나를 관찰한다. 그리고 맞춰준다. 가전에 적용된 카메라, 밀리미터파(mmWave) 센서 등이 심박수, 호흡수를 감지하는 것이 먼저. 그다음, AI가 나의 건강 상태를 파악해 집안의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최적의 환경을 만든다.

새식구가 들어와도 알아챈다. 가령 반려묘가 생기면 카메라, 마이크, 밀리미터파 센서 등이 감지해 LG UP가전에 자동으로 ‘펫 모드’를 다운로드한다.

낭비도 막아준다. 센서가 집안 곳곳을 지켜보고 사용하지 않는 공간에서 작동되는 제품을 절전모드로 바꿔준다. 집에 사람이 없으면 불필요한 가전을 끄기도 한다.

이밖에 이번 전시에서는 보다 넓은 범위를 잇는 밑그림도 제시됐다. 현대차가 AI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사람, 모빌리티, 데이터, 도시가 연결된 미래 변화상을 직관적으로 전시해 시건을 끌었다.

 

LG Labs’에서 소개한‘본보야지’ (사진=LG전자)

 


③‘혁신’, 유난히 강했던 광풍



매년 CES서 그랬듯, 올해 역시 혁신적인 신제품들이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OLED’ 신제품 3종은 환경에 굴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빛 반사를 최소화하는 OLED 글레어 프리(Glare Free) 기술이 적용돼 별도의 가리개 없이도 일관된 수준의 밝기와 색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

LG전자는 실험 정신 담긴 제품을 소개하는 전용공간인 ‘LG Labs’를 마련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쏟아냈다.

가장 인상적인 제품은 올인원 오디오 ‘듀크박스(DukeBox)’. 전면에 투명 OLED 패널이 적용됐는데, 투명도 조절이 된다. 완전 투명 상태를 만들면 내부의 진공관이 보이고, 불투명을 설정하면 일반 디스플레이처럼 영상을 띄워서 볼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공개한 글램핑 고객 맞춤형 주거 공간 ‘본보야지(Bon Voyage)’의 두 번째 버전도 공개했다. 본보야지는 가구, 가전 등을 갖춘 이른바 움직이는 집이다.

이전보다 크기는 줄고 이동성은 높아졌다. 첫 버전은 약 20㎡(6평)에 복층 구조였는데 새로운 버전은 폭, 길이, 높이가 각각 2m x 3.8m x 2.2m라 실내 주차가 된다. 자동차에 연결해 트레일러처럼 끌고 다니기에도 용이하다.

이밖에도 LG전자는 ‘LG Labs’에서 맛과 향이 다른 두 가지의 캡슐을 한 번에 추출하는 캡슐 커피머신 ‘듀오보(DUOBO)’를 비롯해 폴더블 노트북 ‘LG 그램 폴드’, 이동형 스크린 ‘LG 스탠바이미Go’ 등 혁신 제품들을 전시했다.

 

CES 2024 SK그룹 전시관에서 UAM을 형상화 한 ‘매직 카펫’에 탑승해 SKT의 AI 기반 친환경 미래교통체계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④‘탄소감축’, 올해도 화두



지난해 열린 CES서 집중 조명된 ‘탄소감축’은 올해도 마찬가지로 화두였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갖가지 방안들이 전시장 한쪽을 가득 채웠다.

SK그룹은 7개 계열사(SK㈜·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SK텔레콤·SK E&S·SK에코플랜트·SKC)와 560평 규모의 통합 전시관을 꾸리고 ‘넷 제로(Net Zero)’ 세상의 청사진을 제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테마파크를 주제로 내세운 만큼 관람객 참여형 전시로 집중도를 높였다.

특히 재미있던 건 ‘트레인 어드벤처(Train Adventure)’. 수소연료전지 젠드라이브를 에너지원으로 운행 되는 기차를 타고 15미터 미디어 터널을 통과하며 SK가 구축하고 있는 수소 생태계를 영상으로 볼 수 있어 반응이 컸다.

이와 함께 전기를 사용해 탄소 배출 없이 운행 가능한 도심항공교통(UAM)을 체험하는 ‘매직 카페트(Magic Carpet)’, ‘로봇팔’에 매달린 자동차가 춤을 추듯이 화면 앞에서 움직이며 SK그룹의 친환경 전기차 기술을 소개하는 ‘댄싱카(Dancing Car)’가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두산그룹은 탄소중립 시대에 최적화된 토털 에너지솔루션을 제시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무탄소 발전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터빈을 비롯해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풍력블레이드 재활용, 바이오가스수소화 등 친환경 기술들을 소개했다.

㈜두산의 미국 자회사로 수소연료전지 원천기술과 생산공장을 보유한 하이엑시엄은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양성자 교환막(Proton Exchange Membrane, PEM) 수전해 시스템 기술을 공개했다.

LG전자는 현장에서 지구와 환경을 위한 노력을 소개하는 ‘Better Life for All존’을 따로 운영했다.

이 자리서 처음으로 텀블러 세척기인 LG 마이컵(mycup)을 공개하고, LG전자의 홈 에너지 플랫폼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지속가능한 홈 솔루션’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존’을 마련하고 지난 2022년 발표한 新환경경영전략을 알렸다.

우선 전시장 내 아카이브 월에서 신제품에 적용된 다양한 재활용 소재, 그간의 자원순환 노력을 소개했다. 체험형 공간도 마련해 갤럭시 북4, Neo QLED 8K,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가 생산, 운송, 사용, 재활용 단계에서 어떻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지 관람객에게 전달했다.

실상 친환경을 위한 노력은 공간 곳곳에도 숨어 있었다. 삼성전자 측은 “벽면에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하고 IFA(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 2023 전시장에서 사용했던 재활용 플라스틱 벽면을 일부 재사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나흘간 열린 CES 2024는 약 13만명이 찾으며 성황리에 끝났다. 전 세계 이목이 쏠린 가운데 국내에서는 삼성, SK, 현대차, LG 등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등 총 760여곳이 참가해 선진 기술력을 알렸다. 한국 기업들은 괄목할만한 성과도 얻었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와 미국산업디자이너학회(IDSA)가 수여하는 ‘CES 혁신상’을 올해 143곳이 받으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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