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4.01.11 13:15:10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 회의’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좌천당한 이지은 전 총경이 최근 퇴직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전 총경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인재로 영입돼 정치권에 뛰어들어 경찰 안팎에서 이 전 총경의 퇴직 역시 오는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총경은 지난 2022년 ‘총경 회의’ 참석 이후 중앙경찰학교 운영지원과장에서 본인의 직급인 총경보다 한 계급 아래인 경정 계급이 맡는 것으로 알려진 전남청 112치안종합상황팀장으로 임명돼 ‘좌천 인사’로 해석됐다.
이 전 총경은 지난 5일 열린 퇴임식에서 스스로 “경찰국을 반대하는 총경 회의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좌천 인사를 받은 이지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경찰을 떠났다.
이어 이 전 총경은 지난 10일 경찰 내부망에 ‘경찰 동료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추가로 올린 글을 통해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할 때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고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는지, 앞으로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했고, 이제는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동료들의 희생으로 쌓아 올린 이 계급장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경찰 동료들께 진 이 빚은 평생 두고 갚겠다”고 강조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이 전 총경의 글을 사실상의 정계 진출 선언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이 전 총경을 인재로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대 17기 출신인 이 전 총경은 경찰 역사상 처음으로 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장으로 근무하다가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으로 승진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경찰 재직 중 서울대 사회학 석사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범죄학 석사, 한림대 법심리학 박사 학위도 취득했으며, 변호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등 경찰 내부에선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또한 이 전 총경은 지난 2012년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경감 시절 검사의 경찰 출석을 요구하자 ‘미니스커트’ 차림에 선글라스를 써고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미니스커트 여경’으로도 크게 화제가 됐던 인물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당시 이 전 총경은 “저는 남자 경찰도, 여자 경찰도 아닌 ‘경찰 이지은’으로 살고 싶어서 평소에도 제가 좋아하는 옷차림으로 다닌다”며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태어나 처음 하는 1인 시위였고, 이 시위가 가지는 의미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제가 가진 옷 중에 가장 예쁘고 제게 잘 어울리는 것을 골라 입은 것뿐”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CN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