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4.01.10 11:06:27
더불어민주당을 오는 11일 탈당해 신당을 창당할 것을 예고한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 국회의원의 44%가 전과자”라며 당의 도덕성 문제를 지적한 것과 관련해 당내에서 날 선 비판이 쏟아지자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등에 따른 실정법 위반 사례를 고려하지 못했다”며 정중하게 사과했다.
이 전 대표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전과자 발언, 사과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한 시민단체의 통계를 인용해 민주당 국회의원 44%가 전과자라고 발언한 바 있으나 계산해 보면 44%가 아니라 41%가 맞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무엇보다 그 숫자에는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 과정에서 실정법을 위반한 경우도 꽤 많이 포함된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큰 실책이었다”고 인정하면서 “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민주화 영웅들의 희생을 높이 평가하며, 그 발언을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UBC 울산방송과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봉쇄되고 도덕성과 다양성을 잃어버렸다”며 “민주당 전체 의원 167명 중 68명이면 44% 정도 되는데, 44%가 전과자”라고 민주당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 “과거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으로 유죄를 받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었다”는 반박이 즉각 제기되면서 비난과 역풍이 쏟아지자 불과 하루 만에 계산의 착오가 있던 부분을 신속히 정정하고 사과했으나, 그럼에도 해당 발언을 두고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안팎에서는 “찌질하다”는 등 원색적인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9일 SNS에 ‘민주화·노동운동 전과자를 제외한 전체 국회의원 전과자 비율은 민주당 16.4%, 국민의힘 19%’라는 언론 보도를 공유한 뒤 “이낙연, 씁쓸하다. 임께서는 남들 민주화운동 할 때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고 지적했다.
친이재명계 좌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전과 2범인 이 전 대표가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의 희생의 대가로 여기까지 꽃길을 걸어온 분 아니냐”고 직격하며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한 분을 제외하면 16% 정도로서 오히려 일반 범죄로 입건된 경험이 있는 분들은 국민의힘이 더 많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SNS를 통해 “(이 전 대표가)뜬금없이 지역구를 버리더니, 이제는 당을 버리고 동지마저 버렸다. 이제는 주권자가 그 정치인을 버릴 것”이라고 직격했으며, 무소속 김남국 의원도 “이 전 대표는 정말, 추하다 못해 찌질한 정치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김 의원은 “호남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호남 정신과 김대중 정신을 팔아 민주당에서 꽃길만 걸어왔다”며 “권력에 단물만 쪽쪽 빨아먹으며 기생 해오던 그가 이제는 서슬 퍼런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하다가 전과가 생긴 동지들을 향해 ‘44%가 전과자’라는 딱지를 붙이며 비난하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