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3.12.22 11:02:17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내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최하는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다.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계기로 악수를 나눈 지 두 달 만에 만나지만 그동안 이 대표가 요구해온 영수회담은 아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고위 관계자는 22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재명 대표는 내년 1월 3일 청와대 영빈관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다”면서 “21일 오후에 대통령실에서 초청장을 보내와 이 대표께 보고를 하자 즉석에서 수락하면서 ‘신년회가 국민통합과 민생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밝혔다”고 전헸다.
따라서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초청 소식에 곧바로 수락 의사를 비롯한 덕담을 건넨 것으로 두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윤 대통령의 지난 10월 31일 국회에서 있은 예산안 시정연설을 계기로 양측 간 일종의 신사협정이 맺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2일에도 같은 행사를 열었는데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 등 200여 명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고, 정의당에선 이정미 대표가 참석했지만, 당시 이 대표만 불참해 당 내외에 논란이 일어났다.
물론 당시 이 대표가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로 향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을 비롯해, 부산·경남 일정과 겹치기도 했으나 이 과정에서 불만이 상당했다. 당시 이 대표 측은 “용산 대통령실의 초청 메일이 대표 메일로 접수됐다”고 설명하면서 “그렇지만 대통령실의 성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전원 불참한 것을 두고,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개밥에 도토리’라도 갔어야 한다”며 지적하는 쓴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소한 대통령실 정무수석이라도 전화해 야당이 신년 인사회에 참석할 수 있게끔 대통령 측에서도 배려를 해줬어야 줘야 한다”면서 “협치를 하려면 힘 있는 쪽인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게 순서”라고 옹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10월 31일 윤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를 찾으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국회를 찾아 사전 환담하는 자리에서 먼저 이 대표에게 다가가 말을 건넨 것을 비롯해 본회의장 안팎에서 세 차례 악수를 나누는 등 사뭇 과거와 다른 장면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민주당은 이 같은 분위기의 연장선상으로 이번 신년회의 경우, 초청장과 전화로 이 대표를 초청하는 등 지난 신년회 때와는 다른 노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 1월 신년회는 행사 직전에 알려줘서 일정을 뺄수 없었으나 이번에는 미리 일정을 알려줘서 참석 여부를 검토하기에도 좋았다”며 “이번에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고 평가했다.
더구나 이 대표가 쇄신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1 야당 대표로서 정부 행사에 참석해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인사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면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등, 자신의 당내 정치적 입지를 굳히기 위한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표기 ‘김건희 특검법’ 등을 놓고 여야가 전운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정부 행사에 참여해 ‘싸울 땐 싸우고, 통합할 땐 통합한다’는 이미지를 발신하는 것도 결코 나쁜 선택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내년 신년회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와의 단독회동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