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3.10.25 11:54:53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4일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한 명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에게 혁신위원 참여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해 ‘변화와 통합’을 기치로 건 ‘인요한 혁신위’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당 지도부로부터 혁신위원 구성 전권을 위임받은 인 위원장은 이날 저녁 전남 순천시 행사 등에서 만나 안면이 있는 천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위원장님이 좀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혁신위원 참여를 제안했으나 천 위원장은 “지난해 최재형 혁신위의 혁신위원으로 참여했던 만큼 제가 혁신위원을 연속으로 맡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완곡히 거절했다.
이어 천 위원장은 “제가 생각하는 혁신은 이미 여러 언론 인터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당에 충분히 전달했다”며 “지역구인 순천에서 지역 활동을 해야 하는 물리적인 어려움도 있다”고 토로하자 인 위원장은 “저도 순천 출신이고 위원장님도 순천 지역 당협위원장이어서 도와주길 바랐는데, 아쉽게 됐다”면서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천 위원장은 25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인 위원장의 혁신위원 제안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혁신위에 들어가는 것은) 김기현 대표의 임명권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김 대표가 인 위원장을 임명한 것이고 결국 또 그 임명권에 따라서 제가 거기 들어가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김 대표의 임명권을 인정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천 위원장은 “저는 김 대표가 사퇴할 정도의 혁신안이 안 나오면 이 혁신위가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그 임명장을 받고 들어가서 거기서 또 ‘김기현 대표 끝내야 된다’라고 얘기하는 것도 사실은 좀 모순”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천 위원장은 “혁신위는 (혁신위원) 개개인에게서 나오는 콘텐츠가 중요한데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미 당의 기록에 있으니 찾아보면 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래도 인 위원장이 ‘좀 연달아서라도 해도 되지 않겠냐’고 재차 권하더라”고 통화 내용을 설명했다.
이에 천 위원장은 “현재 제 지역인 순천에 전념, 집중해야 될 시기인 것 같다라고 재차 정중하게 거절하니까 그대로 받아들이시더라”며 22대 총선 준비에도 벅차다는 사정을 이야기하니 인 위원장이 “알겠다”며 물러섰다고 했다.
아울러 천 위원장은 ‘혁신위원으로 추천할 사람이 있는가’라는 인 위원장의 질문에 “혁신위원장을 할 정도의 급이여서 추천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하태경 의원이 하면 좀 좋지 않겠나”라며 “하태경 의원이 적격자”라고 추천했다.
그러면서도 천 위원장은 “인 위원장께서 저에게 이렇게 혁신위원직을 제안하고 이런 것 자체도 저는 의미 있는 행동이다라고 생각한다”며 “인 위원장의 통합의 제스처 자체의 진정성을 의심하시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천 위원장은 지난 23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인 위원장 발탁에 대해 “순천 출신이고 저랑도 나름대로 또 잘 아는 사이고, 또 일단은 국민들의 관심을 끌 만한 카드다. 여러 가지 배경이나 또 가족이나 아버님이나 이런 분들도 굉장히 훌륭한 분들이다. 한국형 앰뷸런스를 보급하시고 이런 분들이라서 일단 흥미로운 카드인 것은 맞다”면서도 “문제는 과연 정당의 내부를 혁신하는 데 있어서 그 정도 전문성과 경험을 가질 수 있으실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천 위원장은 “자칫 잘못하면 (민주당)김은경 혁신위처럼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일단 첫 번째로는 국민의힘이라고 하는 정당 내부에 대한 파악이 충분히 되어 있는 것인가가 한 가지가 있는 것이고, 두 번째는 권한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천 위원은 “인 위원장이 흥미롭고 혁신적인 느낌은 나지만 실제 ‘우리가 불편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는 카드일 수 있다
는 것”이라며 “게다가 지금 보니까 인 교수가 얼마 전에 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랑 또 국민통합위원회에서 또 이런저런 대담도 하고 그랬더라”고 작년말 대담도 문제삼았다.
그러면서 천 위원장은 “대통령실이나 대통령의 멘토라고 여겨지는 김한길 위원장이나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도 정말 필요한 쓴소리나 불편한 이야기할 수 있는 카드냐”고 반문하면서 “만약에 그걸 하고 싶었으면 하태경 카드나 이런 것도 가능했는데 아닌 걸로 봐서는 조금 저희가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