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vs 감사원…1여년 간 국가기관들 충돌
진상조사 나선 공수처, 2차례 압색 수사 ‘속도’
與 “공수처 정치편향 우려” 野 “강력수사 촉구”
여야가 1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정감사에서 공수처의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감사 의혹 수사’를 두고 충돌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공수처가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탄생한 만큼 정치적으로 편향된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안이 중대하다며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CNB뉴스가 이번 사태의 배경과 양측 주장을 들여다봤다. (CNB뉴스=도기천 기자)
이번 여야 충돌의 배경은 1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전 전 위원장의 근무 태만 의혹을 비롯한 10여개 항목에 대해 권익위를 특별 감사했다.
이에 전 전 위원장은 같은 해 12월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권익위 고위관계자 A씨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A씨는 감사원에 전 위원장 관련 의혹을 제보한 인물로 지목됐다.
더불어민주당도 감사원이 전 전 위원장을 상대로 표적감사를 벌인다며 최 감사원장과 유 사무총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감사원은 ‘불문’ 결정인 난 감사보고서를 불법적으로 공개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6월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공직자 복무관리 실태 등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전 전 위원장이 권익위 직원에게 자신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토록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고, 세종청사에서 근무한 89일 중 83일을 오전 9시 이후 출근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감사위원들은 6월 1일 감사위원회에서 표결 끝에 전 전 위원장의 주요 의혹 4가지에 대해 만장일치로 ‘불문’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불문 결정을 할 경우 감사 내용들은 감사보고서에 담을 수 없다.
그럼에도 발표된 감사보고서에는 불문 결정이 났던 전 전 위원장에 대한 주요 의혹들에 대해 상세 설명이 기재된 것이다.
또한 감사보고서 공개 과정에서 주심위원인 조은석 감사위원의 열람·결재가 없었음에도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전 전 위원장은 감사원 관계자들을 추가로 고발했다.
이런 여러 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해 공수처는 논란이 시작된 지 1년여 만인 지난 9월과 이달에 걸쳐 두 차례 감사원을 압수수색했고, 지난 10일 감사위원들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공수처는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정부세종청사 내 국민권익위원회 등 여러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공수처 국감이 열려 여야가 공방을 벌이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19일 공수처 국감에서 “지난 3년을 보면 유감스럽게도 공수처는 결과적으로 국민의힘만 패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민주당 고발 사건에는 아주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도 “공수처는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 수사력을 지녀야 한다”며 공수처의 중립성을 문제 삼았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표적 감사 의혹 수사가 신속하고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공수처를 압박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공수처는 첫 고발 이후 8개월 지나서야 지난 4월 전 전 위원장을 불러 조사하고, 9월 들어서야 첫 압수수색을 했다. 너무 느리다”며 “공수처가 시간 끌고 있는 사이 감사원은 피의자 신분인 감사원장과 사무총장이 내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이것이야말로 수사 방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공수처가 법과 원칙에 따라 매우 신속하게 (수사) 해줘야 할 것 같다. 수사 대상은 본인들이 가진 영향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그럴 때는 수사기관으로서 본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법적 수단을 십분 활용하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뉴스=도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