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3.09.22 11:47:42
국회 의석수 168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밀어붙인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비롯해 검사 탄핵소추안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나란히 통과됐으며, 특히 민주당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도 ‘부적격 의견’을 달아 채택함으로써 25일로 예정된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도 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회는 21일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지난 18일 이태원 참사와 잼버리 부실운영 논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제출한 한 총리 해임건의안을 재적 295표 중 가결 175표, 부결 116표, 기권 4표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가결됐다.
1987년 체제 이후 첫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은 30년 전인 김영삼 대통령 재임 당시 황인성 국무총리로서 당시 야당은 12·12 사태는 불법 쿠데타가 아니라고 한 황 총리의 발언을 문제 삼았지만 부결되는 등 역대 국회에서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가장 최근에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논의된 것은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완구 총리에 대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야당은 해임건의안은 추진했으나 이 총리가 해임건의안 제출 전 자진 사의를 표명하며 표결까지 가지는 않았다.
물론, 한 총리 해임건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실제로 해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들어 박진 외교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다수 의석을 앞세워 모두 통과시켰지만 윤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았던 것은 물론, 이번에도 윤 대통령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의 해임은 법률적·정치적 실책이 명백할 때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총리에게) 특별한 실책이 없는데, 국정이 야당의 정치적 필요성에 의해서 좌지우지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서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 씨를 보복 기소한 것으로 지목한 안동완 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석 287명 중 찬성 180명, 반대 105명, 무효 2표로 역시 헌정사상 처음으로 가결해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안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직후 이뤄진 표결에서 통과돼 야당 의원들을 줄지어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 대한 일종의 ‘무력시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지난 19일 야당 의원 105명 동의를 받아 발의한 안 검사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안 검사는 헌법재판소 심판이 나올 때까지 권한이 정지되며, 안 검사 탄핵은 헌재 심판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이렇듯 민주당의 ‘168석의 거대 야당의 힘’은 행정부뿐만 아니라 사법부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20일 마무리되면서 대법원장 임명 키를 쥔 민주당은 정부를 향해 “도덕성에서 낙제점을 받은 이균용 후보에 대한 고집을 버리고, 최소한 법은 충실히 준수하며 살아온 대법원장 후보를 다시 물색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