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 씨의 1주기를 추모하는 영상제가 열렸다.
12일 영화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배우 중 처음으로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강수연 씨를 추모하는 영상제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이 지난 7~9일 서울 한국영상자료원,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렸다.
이번 추모 영상제는 지난 6일 한국영상자료원, 7~9일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렸다. 6일에는 강수연 배우가 출연한 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달빛 길어 올리기’, 7일에는 ‘경마장 가는 길’ ‘씨받이’ ‘주리’가 상영됐다.
7일에는 메가박스 성수에서 강수연 1주기 추모전 개막식이 열렸다. 배우 유지태가 사회를 맡았으며, 가수 김현철과 배우 공성하가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 ‘그대 안의 블루’ 주제가를 부르며 축하무대를 장식했다. 김현철 씨는 공연 후에 “지금도 이곳 어딘가에 강수연 씨가 앉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족을 대표해 강수연 배우의 여동생인 강수경 씨가 무대에 올랐다. 강수경 씨는 “이번 추모전은 영화인들인 여러분이 만들어준 자리이어서 가족뿐만 아니라 언니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안성기, 박중훈도 무대에 올라 강수연 배우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안성기 씨는 “우리 수연 씨 어디에서든지 보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중훈 씨는 “강수연은 내가 본 사람 중 외형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인 동시에 생활에서 검소하고 어려운 곳에 마음을 쓰는 통 큰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참석했다. 박보균 장관은 “임권택 감독은 강수연만의 빛깔 특징을 소질, 매력, 집념 세 가지로 구분하기도 했다”며 “대본에 충실하고 정직한 연기자로 승부사가 정체성의 핵심이었다”고 회상했다.
개막식에서는 강수연 배우가 생전에 출연한 단편영화 ‘주리’가 상영됐다. ‘주리’는 김동호 강수연 추모사업 추진위원장(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연출한 작품으로, 안성기, 강수연 배우 등이 출연한다. 임권택, 양익준 감독도 잠시 배우로 나온다. 영화제 심사를 맡은 사람들이 몇 편의 작품을 놓고 토론을 하고 다투다가 화해하고, 음식 메뉴를 정하는 과정, 신인 감독들이 작품을 소개하는 모습 등을 꿈을 매개로 교차 편집한 짧은 분량의 영화였다.
아시아나 단편영화제 작품으로, 이 단편영화에서 강수연 씨는 다큐멘터리 필름처럼 ‘나 강수연이야’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는데, 이 부분은 이번 추모전 공식 트레일러 영상의 일부분으로 사용됐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배우 겸 영화감독인 유지태 씨는 “강수연 선배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연출 도전을 격려해줘서 당시 정말 큰 힘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고 기억했다.
강수연 배우를 추모하는 책 ‘강수연’에 대한 프레젠텐이션 이미지 설명도 진행됐다. 정성일 영화 평론가, 봉준호 감독, 정세랑 소설가, 설경구, 김현주 배우 등의 글이 실린 책인데, 한 손에 잡히는 작은 크기로 이달 중순에 출간될 예정이다.
배우 전도연, 문소리, 문성근, 문근영, 이정현, 예지원, 박상민, 영화감독 임순례, 방은진, 연상호, 배창호, 개그맨 임하룡 등이 개막식 포토월과 리셉션 등에 참석했다. 배우 이정재, 정우성 등은 영상으로 하늘로 먼저 떠난 강수연 배우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8일에는 ‘그대 안의 블루’ ‘정이’, 9일에는 ‘송어’ ‘아제 아제 바라아제’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가 상영됐다. 토크, 관객과의 대화도 진행됐다.
강수연 배우는 1966년 출생으로 1969년 동양방송 전속 아역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1987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인 배우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1989년 임권택 감독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도 많은 상을 받았으며, 은관 문화훈장 등도 수상했다. 영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베를린 리포트’ ‘블랙잭’ ‘송어’ ‘한반도’ ‘검은 땅의 소녀와’, 드라마 ‘대명’ ‘눈동자’ ‘엄마의 방’ ‘여인천하’ ‘문희’ 등에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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