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지하 시인의 1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린다.
3일 문학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군사 정권 시절 민주화 운동가 겸 예술가로 활동한 김지하 시인의 1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린다.
김지하 시인 1주기 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는 서울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달 4~9일 다양한 추모 문화 행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4~9일 백악미술관에서 김지하 시인 서화전이 열린다. 김지하 시인이 직접 쓴 붓글씨, 서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나의 문화유적 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개막행사 해설을 진행한다.
김지하 시인 심포지엄은 오는 6~7일 경기도 성남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열린다. ‘김지하의 문학·예술과 생명사상’ ‘김지하의 정치적 고난과 생명사상의 태동’을 주제로, 그의 삶과 시 세계, 생명사상 등 철학에 대해 조명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시 ‘타는 목마름으로’ ‘서울길’ 등을 가사로 만들어진 노래 공연도 추진된다.
김지하 시인 전집도 만들어진다. 전집간행위원회를 만들어서 3~5년의 시간을 들여 시인의 작품과 생애에 대한 전기 등을 출간할 예정이다. 역사적 자료로 정부 기관이 아카이브할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하 시인은 1941년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와 제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남대, 명지대, 동국대, 원광대, 건국대 등에서 교수로 활동했으며, 생명과 평화의 길 이사장을 맡아 사회운동가의 역할도 이어갔다.
김지하 시인은 1970년 월간지 ‘사상계’에 재벌과 국회의원, 군 장성, 고위 공직자 등을 을사오적에 비유한 시 ‘오적’을 발표했고, 그 이후에 구속됐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배후 조정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는 등 우리나라 군사 독재 정권 시절에 민주화 운동으로 고생한 경력을 갖고 있다.
‘칼의 노래’ ‘남한산성’ 등을 집필한 김훈 작가가 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김지하 시인의 출소를 취재하러 갔고, 당시 먼 언덕에서 아이를 등에 업은 여인이 그를 바라보다가 택시를 타고 돌아갔는데 그 여인이 장모인 박경리 소설가였던 일화는 문학계에 감동적인 이야기로 남아있다. 박경리 소설가는 대하소설 ‘토지’를 쓴 우리나라 문학계를 대표하는 거장이다.
김지하 시인은 금관문화훈장, 정지용문학상, 만해문학상, 대산문학상, 만해대상,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회의 로터스 특별상, 국제시인회 위대한 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5월 8일 하늘의 별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