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가 된 당현천…희망·감동 선물
코로나19 팬데믹 때 열려 올해 3년째
120여점 미술조형물들 가을밤 수놓아
서울 노원구 노원문화재단이 지난 10월 14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하고 있는 <2022 노원달빛산책> 행사가 지역 주민은 물론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노원달빛산책>은 노원구 수학문화관에서 당현3교 이르는 당현천 2Km구간에서 펼쳐지고 있다.
공공미술전시형식의 빛축제로, 전문가 토론회, 교육프로그램, 시민참여프로그램 등 풍부한 연계프로그램을 개최해 노원구만의 독자적인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2노원달빛산책>의 주제는 ‘은하수를 건너서’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시민들을 위해 동요 ‘반달’에서 은하수를 건너 희망을 찾아간다는 2절의 첫 구절을 인용했다. 은하수가 된 당현천을 상징하는 별과 달, 천문대와 함께 환경과 우주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과 참여형 공공예술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2020년에 시작한 <노원달빛산책>은 전영일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창궐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달을 주제로 희망과 염원을 담은 전시를 개최해 이름을 알렸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환경문제 등 전지구적 위기를 희망의 관점으로 극복하기 위해 달에서 본 지구를 주제로 빛축제를 공공미술 전시개념으로 확장했다. 올해는 은하수가 된 당현천을 걸으며 범우주적인 세상과 만난다.
<2022노원달빛산책>은 구민들의 참여에 초점을 맞춘 17명(팀)의 작가들의 36작품 120여점의 공공미술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관람객은 당현천을 산책하며 미디어아트, 조각, 오토마타, 빛조각, 참여형 설치미술 및 시민참여공공미술 등 다채로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성동훈, 김리웅, 박국진, 백진현 등 조각가들과, 국근일, 인송자, 전영일, 이기범, 김재성 등 빛조각 작가 뿐 아니라 설치미술에는 김이박, 뚜따꿉, 박봉기, 정영두 작가, 미디어아트에 유대영, 이한수 작가, 오토마타에 전승일 작가 등이 참여했다. 이밖에도 구조물 설치에 가제트공방이 협업해 다양한 작가들이 전시를 위해 소통하고 있다.
전시에 앞서 일곱 명의 작가들과 관내 초등학생, 청소년, 노원구민이 함께 작품을 제작하는 공공예술 참여프로그램인 ‘달빛마중’이 열렸다. 김이박 작가의 ‘그동안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성동훈 작가의 <고목의 울림-소리나무>, 전영일 작가의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작품에 남겼다. 인송자 작가의 는 초등학생들과 긴 줄을 놀이형식으로 엮어 완성하는 작품이며, 유대영 작가는 불암초등학교 학생들의 참여로 미디어 천문대 의 우주 영상을, 박봉기 작가는 노원구민과 함께 관내에서 폐자재를 수집하여 비버가 집을 짓는 것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 ‘호흡(Breath)’을 창작했다.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참여형 미술작품도 함께 전시 중이다. 전승일 작가의 <해신 달신>은 손잡이를 돌리면 해신과 달신이 위 아래로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볼 수 있도록 제작한 거대 오토마타 작품이다. 전영일 작가의 <빛의 미로>, <불멍의자>, <은하수 여행자의 쉼터>, <환희의 빛>처럼 가까이서 경험하며 작품의 상태를 변화시키는 인터렉티브 아트 뿐 아니라, 노원정원지원센터가 식물을 협찬한 김이박 작가의 <식물 정거장>, 가제트 공방, 유대영 작가, 전영일 작가가 협업하여 만든 미디어 체험 작품 는 관람객이 직접 작품 속에 들어가서 체험할 수 있다.
올해도 행사 중 저녁 7시에는 <노원달빛산책>의 대표 프로그램인 ‘달빛 해설사’의 도슨트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다. 관람자들은 프로그램에 지원한 분들 중 전문 교육을 거쳐 현장에서 활동하게 될 해설사들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노원달빛산책>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도슨트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태양광 건전지를 사용한 작품설명판과 장애인 안내원 배치 등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안내시스템도 강화했다.
지난 10월 22일에는 <노원달빛산책의 공공성 확대방안>을 주제로 공공을 위해 예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노원구민과 전문가들이 논의하기 위해 ‘공공미술의 공공성’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2022 노원달빛산책>은 참여 작가들뿐 아니라 노원구민, 관람객, 학생 등이 함께 만들어가는 전시이다. ‘은하수를 건너서’라는 주제는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짓는다는 희망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방역의 제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가을의 정취를 호흡하며 추억을 나눌 수 있다. 전시는 30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