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가시화되는 ‘反이준석’ 연대
당 지지기반 없는 安, 당내 접점 넓히기
‘고립’ 이준석, 포위망 뚫을 방안 고심
이준석 대표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홍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일 당내 인사들과 접점을 만들고 있던 안철수 의원이 직접적으로 이 대표를 향해 화살을 겨냥하면서 ‘反이준석’ 연대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안 의원은 지난 28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이 대표에 대해 어떤 공격을 하거나 그랬던 적이 없다”며 “저는 아무런 생각이 없는데 관계가 불편하다면 아마 본인이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에 대해 불편해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안 의원은 불편한 감정의 시작으로 지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서울 노원병에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후보인 이 대표와 국민의당 후보인 안 의원이 맞붙어 안 의원이 20%p 이상 승리한 것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본인 나름대로 그때 패배에 대한 상처가 있다든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제가 다른 분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나”며 선거 패배로 인한 사감(私感)이 현재 자신을 향한 비난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날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안 의원이 2016년에 살고계신가 보다”라고 비꼬면서 “그런 거 평생 즐기시라”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안 의원이 이 대표를 자극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7일 인터뷰에서 “당 윤리위원회는 굉장히 독립적인 기구”라며 “사실을 근거해 판단하고 조치를 취하면 거기에 따르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하는 등 이 대표의 윤리위원회 징계 문제를 직접적으로 꺼내 들면서 사실상 이 대표의 징계 가능성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처럼 두 사람 사이의 ‘구원(舊怨)’ 관계로 얽혀 있다지만, 이번 갈등 국면의 핵심은 두 사람 간의 당권 경쟁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안 의원이 지난 28일 성동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당협위원장들의 모임인 이오회 정례 모임에 참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모임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김기현‧윤상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대거 모인 것으로 알려져 당내 인사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늘리며 당내 기반을 형성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안 의원은 당내 기반을 넓히는 과정에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근세력)과의 접점이 다각화되고 있다. 이미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 그룹은 이 대표와 대척점에 서 있는 상태다.
따라서 당내 분위기는 이 대표 반대세력들이 점점 이 대표를 포위하는 형국이다.
이처럼 극한 대립이 계속되면서 당 안팎의 여론이 좋지 않다.
국민의힘 한 원로는 30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굉장히 한심한 사람들이다. 비판·반대 발언을 소화할 능력이 없으면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이 볼 때는 당이 전체적으로 리더십이 없는 것처럼 되니까 답답하다”고 성토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