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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재계 전망⑧] IPO 뜨겁지만 개미 거래 줄어…기로에 선 증권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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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2.01.15 11:38:56

새해 초부터 대어급 상장 기대감
주식 거래 감소·금리 인상은 걱정
지난해보다 전체 수익 줄어들수도

 

증권업계는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며 새해를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이룬 역대급 성장을 이어간다는 포부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2022년 새해를 맞은 재계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준비하고 있다. 여전한 팬데믹 상황 속에서 산업의 새 패러다임을 개척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도전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이에 CNB가 주요 기업들의 지난 한해 성적표를 토대로 새해를 내다보고 있다. 이번 편은 동학개미 바람에 기대온 증권업계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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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이어진 지난해 증권사들은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조 25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52.5%나 성장했다. 메리츠증권은 이 시기에 7646억원으로 33%, 삼성증권은 1조 1182억원으로 116.9% 늘었다.

하나금융투자(영업이익 4012억원)는 15.6%, 하이투자증권(1761억원)은 68%, 한국투자증권(1조 638억원)은 121.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KB증권(7295억원)과 NH투자증권(1조 601억원)은 각각 65%, 50.6%씩 커졌다.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만으로도 4개 증권사(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NH투자증권)가 ‘1조 클럽’에 들어갔다. 메리츠증권과 KB증권도 4분기까지 영업이익을 합하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20년에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인 증권사가 한곳(미래에셋증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동학개미 덕에 ‘꽃길’ 걸었지만



증권가의 이런 성장은 동학개미운동 때문이었다. 이는 개인이 국내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한 상황을 1894년에 발생한 반외세 운동(동학농민운동)에 빗댄 말이다. 팬데믹 직후에 폭락한 주식을 개미 투자자들이 매입하며 주가를 방어했고, 이런 현상이 지난해까지 이어진 것.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주식 위탁 매매) 수익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 부문도 호실적에 기여했다. IB는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증자, 어음 발행 등을 하는 분야다.

 

지난해 증권업계는 기업공개 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를 보였다. SK아이테크놀로지의 상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 중에 기업공개 시장이 흥행했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지난해 코스피, 코스닥에 새로 상장한 기업은 94개였다. 총 공모금액은 20조 4394억원으로 2020년(5조 6951억원)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삼성생명이 상장했던 2010년(10조1453억원)의 최고 기록보다도 2배 이상 높다.

대어(大魚)의 상장에는 거금이 몰렸다. SK아이테크놀로지는 청약증거금 80조 9017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는 63조 6198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현대중공업, HK이노엔도 상장 흥행에 힘을 보탰다. 증권사들은 이 과정에서 상당한 수익을 얻었다.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 부문도 선방했다. 연금과 해외주식 자산이 꾸준히 유입됐고, MZ(20~30대)세대와 주식 초보자를 위한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계속 개발되며 자금 유입을 촉진했다.

 


‘금리인상’ 복병 만나…거래량 급감



하지만 올해 증권업계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기업공개 시장에는 온기가 돌고 있지만, 코스피·코스닥 시장 전반에는 금리인상 등에 따른 냉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올해 증권업계는 기업공개 흥행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수요예측에 큰 자금이 몰렸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온라인 기자간담회. (사진=LG에너지솔루션)

우선, 자동차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계열사)은 지난 11~12일 진행된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1500:1의 경쟁률을 보였다. 1경원이 넘는 주문금액이 몰렸으며, 이달 말 상장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시가총액 3위가 확실시되고 있다.

동국생명과학, 일동바이오사이언스, 현대엔지니어링, CJ올리브영 등의 기업공개도 예정되어 있다. 이에 따른 증권사의 수익 또한 작년 수준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채널 강화도 긍정적이다. 증권가는 오픈뱅킹(Open Banking)에 이어 마이데이터(My Data)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원하면 증권사 계좌에서 다른 은행에 있는 자금을 찾거나 이체할 수 있고, 금융사에 흩어진 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서비스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주식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는 점은 걱정이다. 동학개미운동으로 주식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올해에는 주춤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우려도 있다. 국내 증시의 일 평균 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일 평균 26조원이 거래됐지만, 12월에는 약 10조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주식 거래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금리 인상도 걱정이다. 한국은행은 14일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올해안에 2~3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미국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종료하고, 기존 예상보다 이른 3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자금이 주식시장을 떠나 은행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NB에 “올해 증권업계는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면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브로커리지 수익이 전년보다 줄면서 전체 파이가 다소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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