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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롯데마트의 이유 있는 변신…잠실점 ‘제타플렉스’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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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찬기자 |  2022.01.19 09:35:18

아쿠아리움 같은 수산물…끝없는 매대
서비스·경험 무한대…시음 와인만 80종
오픈 3일간 매출 71%↑…단일매장 1위

 

롯데마트 잠실점 제타플렉스의 지하 1층 모습. (사진=김수찬 기자)

롯데마트가 변하고 있다. 프리미엄 식품 매장, 펫 전용 매장을 선보이며 전문성을 높이는가 하면, 한 층의 70%를 와인 매장으로 꾸미는 등 도전에 나섰다. 기존 ‘진열식’을 벗어나 체험형·디지털형 ‘미래형’ 점포로 탈바꿈해 소비자 눈길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제타플렉스’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 롯데마트 잠실점을 지난 11일 가봤다. (CNB=김수찬 기자)


 


제타플렉스는 10의 21제곱을 의미하는 ‘제타(ZETTA)’와 결합된 공간을 뜻하는 ‘플렉스(PLEX)’의 합성어로, ‘고객에게 많은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위기에 빠진 오프라인 매장을 대규모 리뉴얼을 통해 살려내고, 고객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겠다는 롯데의 전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과연 그 변신은 먹혀들었을까? 궁금증을 가지고 제타플렉스 입구로 다가갔다.

 


신선식품 구색 다양…ESG 상품까지



지하 1층 후문 입구로 들어서면 기존 점포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식품 전문매장의 진열된 물품들이 보이는 순간, 타 지점과는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느끼게 된다.

차이점은 바로 ‘구색’이다. 신선식품과 식료품 코너 등에서는 다양한 상품이 즐비하다. 실제로 일반 대형마트(롯데마트 전점 기준)보다 30% 이상 많은 상품을 취급하며, 진열 길이 또한 롯데마트의 기존점 평균보다 30%가량 길다. ‘구색의 다양성과 생동감 넘치는 매장’이라는 콘셉트 아래 신선 상품 차별화를 위한 롯데의 시그니쳐 전략이 엿보였다.

과일 코너에서만 바나나 12종, 토마토 22종, 딸기 11종 등이 갖춰져 있다. 대형 매대 앞은 수많은 고객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특이한 점은 색다른 진열 방식이다. 과일의 맛을 4가지(Sweet, Citrus, Sweet&Sour, Oily)로 구분해 스위트 코너에는 바나나, 멜론, 수박 등을, 시트러스 코너에는 오렌지, 파인애플, 토마토 등을, 오일리 코너에는 아보카도, 올리브 등을 진열해놨다. ‘당도’ 위주로만 설명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산도’, ‘수분’, ‘경도’ 등도 알려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더욱 넓혔다.

 

롯데마트 잠실점 제타플렉스의 지하 1층 신선식품 코너의 모습. (사진=김수찬 기자)
 

수산 매장에는 ‘파노라마 수족관’과 ‘계단형 수족관’이 들어섰다. 조개류와 대형 생선을 가판에 통째로 진열하면서 소형 아쿠아리움을 보는 듯하다. 축산매장에서는 토종 한우 ‘칡소’, 순혈 와규, 제주도에서만 유통되던 ‘제주 버크셔 흑돼지’ 등이 준비돼있다. 또한, 도매용 판매까지 가능한 양고기가 있다는 점도 특이했다.

냉동식품과 밀키트 등 가공식품 구성도 어마어마하다. 외식요리, 셰프 레시피, 브랜드 콜라보, 맛집 콜라보 등 다양한 상품군이 카테고리 별로 나눠져 진열되어 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상단에 간략한 설명도 붙어 있다. 유제품 매대와 주류 매대 역시 한쪽 벽면 전체가 상품으로 꽉 차 있다. 메가 스토어라 표방할만하다.

가치 소비를 위한 상품은 덤이다. 생산과정에서 에너지를 절감해 탄소 배출을 줄였다는 각종 과일이 존재하며, 매장 곳곳에 친환경·ESG 등과 연관된 상품을 배치했다. 샐러드 매장에서는 ‘아쿠아 포닉스’ 방식으로 재배한 채소를 판매한다. 아쿠아 포닉스는 ‘아쿠아’와 ‘수경재배’의 합성어로 물고기와 작물을 함께 길러 수확하는 방식이다. 물고기를 키우면서 발생하는 유기물을 바탕으로 식물을 수경 재배하고 다시 이 물을 물고기 사육수로 환원하는 순환 시스템이기에 친환경적인 농법이다.

 


와인의 모든 것 ‘보틀벙커’…4000여종 판매



제타플렉스의 핵심은 1층에 위치한 와인숍 ‘보틀벙커’다. 1층 면적의 70%를 와인으로 채웠을 정도로 와인에 진심인 모습이다.

보틀벙커에 들어서면 총 4000여종의 와인들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 최고가 와인으로 알려져 있는 ‘로마네 꽁띠(Romanee Conti)’부터 저렴한 가성비 와인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준비돼 있다. 기존 대형마트의 와인 코너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보틀벙커 역시 새로운 기준으로 구색을 갖춰놨다. 일종의 맞춤별 제안으로, 고객의 니즈를 세분화한 것이다. 일반적인 국가별 분류 외에 ‘시즈널’, ‘푸드페어링’, ‘모먼트’ 총 3개의 테마로 큐레이션을 구분해놨다.

와인 큐레이션은 ‘배달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 ‘여행을 떠나고 싶은 순간을 위한 와인’ 등 다양한 상황에 맞춰 와인을 제안한다. 와인 초보자가 흥미를 갖고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흔적이 엿보인다.

 

롯데마트 잠실점 제타플렉스 1층에 위치한 보틀 벙커의 모습. 1층 면적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하다. (사진=김수찬 기자)
 

말로만 설명한다고 와인을 알 수 있을까? 와인을 알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시음(체험)’이다. 보틀벙커에서는 와인 80여종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Tasting Tab)’을 운영하고 있다.

일정 금액을 충전하면 전용 팔찌를 주는데, 이 팔찌를 기계에 태그한 뒤 와인 글라스를 대면 50mL 정도의 와인이 나온다. 가격은 3000원에서부터 3만원 선까지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와인을 마시고 남은 금액은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시음한 와인의 보틀 가격이 표기되어 있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테이스팅탭에서는 와인과 어울리는 치즈 플래터, 샐러드, 루꼴라 치즈 떡볶이 등 각종 사이드 안주를 판매하고 있다. 와인 애호가들은 매장 옆에 있는 와인바 형태의 장소에서 와인과 함께 다양한 안주를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성공적 안착



잠실점 제타플렉스에는 고객들의 세분화된 취향과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카테고리의 킬러형 매장이 들어와 있었다.

2층에는 리빙 전문 매장 ‘룸바이홈 랩(RoomXHome Lab)’이 자리 잡았다. 기존 대형마트에 있는 저렴한 리빙 상품군과는 다르게 프리미엄 리빙 제품과 자체 개발 PB, 각종 콜라보 제품 등이 존재한다. 보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리빙 전문성을 확충해 나가겠다는 전략.

또한, 대형마트 주 고객층인 40~50대를 고려해 안티에이징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의 비중을 늘린 H&B스토어 ‘롭스 플러스’와, 펫 시장을 겨냥한 ‘콜리올리’도 눈길을 끌었다. 전문점 형태의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을 육성해 나가면서 고객들을 대형마트로 유입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 잠실점 제타플렉스의 지하 1층 입구와 지상 2층 룸바이홈랩 입구 모습. (사진=김수찬 기자)
 

신선한 시도와 새로운 혁신 때문일까? 제타플렉스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픈 후 3일간 매장 방문 고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8.2% 증가했다. 매출 또한 70.6%의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이 같은 수치는 안산점, 첨단점 등 최근 전면 리뉴얼을 통해 오픈한 점포의 평균 신장률인 22.8%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보틀벙커의 경우 3일 동안 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배 이상 높은 매출을 올렸다.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 잠실점이 대형마트 중 단일매장으로는 올해 최고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진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장은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안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NB=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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