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인류는 사상 유래 없는 대규모 보건·경제 동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 원인은 대다수 국가들이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각국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하자 중국의 문제로 등한시했다. 지역사회로 감염이 확산되고 나서야 사회적 거리두기, 사업장 폐쇄, 학교 폐쇄 등과 같은 엄중한 조치를 취했다.
코로나19 정국이 예상보다 전파력이 강하여 엄중한 조치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상적인 경제활동마저 제재를 받는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억제 정책이 경제에 불가분의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을 막는 공중 보건 정책은 엄청난 경제적 비용을 수반한다. 가장 극심하고 중차대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질병과 사망 그리고 의료시스템의 과부하로 다른 사람들이 입을 건강상 피해이다. 어쩌면 이보다 더 큰 피해는 거의 모든 산업계와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일 게다.
전 세계 생산과 소득의 3분의 2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들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억제 정책을 취하고 있어 세계 경제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학자들은 세계 경제가 1929년 미국 대공황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재정 정책이 우선되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학자들은 국민들의 생계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빚을 져야한다. 개인이나 기업보다는 정부가 빚을 지고 그 책임을 떠맡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들이 고용을 유지한다는 조건하에 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노동자 임금의 상당 부분을 지속적으로 재정지원을 해주어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더욱이 바이러스 팬데믹 사태는 단기간에 벌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응은 신속하게 행해져야한다.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늦장 대응은 비효과적이며 혼란만 야기하게 될 것이다. 정부당국이 재정지원을 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기업은 파산하게 된다. 그 모든 것을 붕괴시키는 무질서한 파산을 겪을 수도 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코로나19가 비상상황을 촉발하였으므로 지금은 도덕적 해이를 두려워 말고 헬리콥터 머니를 사용할 때라고 역설(力說)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이미 재정 정책을 마련하여 실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정책 패키지 중 가장 큰 규모는 홍콩의 재정 대책으로 재정지원의 규모가 무려 GDP대비 4퍼센트에 달한다. 유럽 국가들 가운데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에서는 그 규모가 GDP의 약 1.5퍼센트에 해당하는 재정을 지원해주고 있다. 재정 정책에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근로자를 위한 소득 지원, 세금 신고 및 납부 연장, 채무 상환 연기, 기업을 위한 정부 대출 또는 신용 보증 등의 대책이 포함되어 있다.
코로나19를 빠른 시일 내에 종식시키지 못하고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늦어지면 소비자와 기업 심리가 위축되어 기업은 수요 감소를 확신하고 지출과 투자 감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에 따라 폐업과 실업 사태 또한 심화될 것이 뻔하다. 이런 현상이 여러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때, 국제무역과 금융의 연결고리로 인해 그 부정적 여파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긴급재난지원금을 4인 가족 기준으로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부채 비율이 높은 나라들은 부채 위기가 발생하고 확산될 위험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국가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보수적인 국제통화기금(IMF)조차도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대비해 경제 위기 극복에 국력을 집중할 때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하지 않았든가. 코로나19 위기를 선진경제 도약의 기회로 삼자.
* 구병두(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사)한국빅데이터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