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독립기념일에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경기. (사진=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MLB) 구단주들이 MLB 사무국이 준비한 7월 정규리그 개막 방안을 12일(한국시간) 승인했다고 미국 ESPN이 보도했다.

롭 맨프레드 MLB 사무국 커미셔너는 구단주 승인을 받은 해당 제안을 13일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와 본격적으로 협상한다.

MLB 사무국은 그동안 미국 언론을 통해 나온 여러 시나리오를 7월 개막안에 포함시켰다.

먼저 정규리그는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 있는 주간에 개막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늦게 시작된만큼 정규리그 경기 수는 팀당 162경기에서 82경기로 대폭 줄인다는 방침이다.

각 팀은 3월 초 중단한 스프링캠프를 6월 중순 재개해 정규리그 개막을 준비한다. 단, 다른 팀과 격돌하는 시범경기는 치르지 않기로 했다. 또 각 팀은 지방 정부의 승인 아래 정규리그에서 홈구장을 사용하기로 했다.

리그는 내셔널·아메리칸리그 구분 없이 인접한 팀끼리 벌이는 리그로 재편되고, 기존 아메리칸리그에서만 시행되던 지명타자 제도를 메이저리그 전체에 도입한다.

다시 말해 양대리그 동부·중부·서부지구로 이뤄진 현 체제가 올해에만 리그 구분 없이 10개 팀씩 배정된 동부·중부·서부리그로 나뉘어 같은 지구의 팀들만 일전을 벌인다.

MLB 사무국은 정규리그를 줄인 대신 포스트시즌(PS)을 확대해 진출팀 수를 현재 10개 팀에서 14개 팀으로 늘리기로 했다. 다만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 협상의 핵심인 ‘연봉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각 구단은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를 경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입장료 관련 수입이 사라지는 점을 고려해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구단 수입의 절반을 선수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무관중 경기로 열리면 선수들의 연봉도 추가로 삭감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메이저리그에선 처음으로 구단 수입의 50%를 선수들과 나누는 방식으로 이들의 몸값을 보전하겠다는 방안이다.

하지만 지난 3월 MLB 사무국과 합의한 ‘코로나19 임금 협상’에서 모든 게 일단락됐다고 주장하는 선수노조가 이를 수용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앞서 선수노조는 정규리그 개막 연기에 따라 MLB 사무국이 3월 말부터 60일간 선수들에게 선급금 개념으로 1억7000만달러를 재난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선수들은 시즌 시작 후 경기 수에 비례한 연봉을 받는다는 내용에 합의한 바 있다.

토니 클라크 MLB 선수노조 사무총장은 “구단 수입에 기반해 선수 연봉을 제한하는 건 샐러리캡(연봉 총상한)”이라며 “각 구단이 과거에 이루지 못한 것을 얻고자 지구촌 보건 위기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구단 수익 절반 분배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