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0.03.17 09:26:40
고양시가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한국에서 최초로 발생한 후 지금까지, 훌륭하게 방역을 하고 있는 이유로는 병원에 있는 의료진들과 봉사자들 그리고 공무원들의 희생적인 노력을 들 수 있지만 이름을 밝히지 않은 많은 고양시민들의 따뜻한 사랑이 하나하나 모아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1시 30분 경 고양시 덕양구 성사2동 행정복지센터로 할머니와 어린 손녀가 찾아와 돈이 담긴 비닐봉투를 건넸다고 한다. 그 비닐봉투 안에는 약 15만 6000원과 많은 동전들이 있었는데, 할머니는 그 봉투를 건네면서 "손녀가 몇 년 동안 모은 저금통을 깨서 좋은 일에 써달라고 해서 가져왔다"고 말했다.
복지센터 직원은 할머니에게 간단한 인적사항을 물었지만 할머니는 손사래를 치면서 "코로나19로 다들 너무나 힘든데, 좋은 일에 써 달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결국 그 할머니가 누군지 그 주인공인 손녀의 이름이 무엇인지 아직 알 수 없었지만, 그 광경을 지켜 본 성사2동 행정복지센터 공무원들은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성사2동장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일"이라며 "비닐봉투에 담긴 돈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성사2동 관내의 독거노인 및 취약계층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사람들이 각박하고 이기적이 되어 가는 것 같아 보이지만 고양시의 이러한 미담사례는 희망을 보게한다. 사실 이러한 미담사례들은 고양시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단지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한 고양시민은 요구르트를 배달하는 아주머니 편에 손 편지 등을 들려 보내 의료종사자들을 응원하는가 하면, 기부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감사하다"며 고양시청과 각 구청 등을 통해 코로나19와 싸우는 공무원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생수와 캔커피를 보내오는 등 이루 열거할 수 없는 미담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이재준 고양시장은 "코로나19로 다들 어려운 시기에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웃들이 있어 훈훈한 감동으로 다가온다"며 "일선에서 고생하는 분들에게 가장 값진 응원이 될 것"이라고 진심을 담은 감사를 표했다.
(경기 고양=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