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문화 쓰나미 속 전통문화 위기
‘농악 지키기’는 숭고한 역사 소명
단체·학교·지자체, 각자 역할 나눠야
위기의 전통문화를 되살릴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국회에서 열렸다.
백재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하고 (사)대한민국농악연합회(이사장 임웅수)가 주관하는 ‘사회적 환경과 농악의 미래’ 토론회가 1일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승국 노원문화재단 이사장과 최용철 두리미디어 대표, 방승환 서울시문화재위원, 이진욱 CBS문화국장, 국악신문사 김호규 사장, 정효국악문화재단 주재근 대표, 이수현 우도농악이수자, 김동언 류명철 황길범 송덕수 인간문화재 등 100여명의 농악인과 국악인,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는 역사적 정체기에 빠진 우리 농악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발제를 맡은 최용철 두리미디어 대표는 “농악은 민족문화의 말살이 극에 달했던 일제강점기에도 질경이 같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전통을 이어왔지만, 한국전쟁의 상흔과 급속한 산업화를 거치며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갔고, 민주화 과정을 겪던 80년대에는 집시법과 도로교통법 등에 의해 제재 대상이 되기도 하는 등 서글픈 파행의 시기를 겪다 결국 역사적으로 엄청난 단절의 위기를 맞았다”며 “하지만 무형의 문화유산은 사람과 사람의 손과 정신, 기억에 의해 전해지는 특성을 갖고 있어, 농악인들이 주체가 된 모색과 연구 고증을 통해 역사가 주는 과제와 교훈을 적절하게 수행하면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특히 “농악이 구현하려고 했던 철학과 이상, 그 시대 지역적 특성에 맞는 고민과 담론을 체계적으로 속속들이 찾아내고 공감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뒤따라야한다”며 “급격하게 변하고 달라지는 문화 환경의 쓰나미 속에서 전통문화를 지켜낸다는 것은 역사의 전령사라는 소명의식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승국 노원문화재단 이사장은 농악전승단체, 학교(교육부), 지방자치단체가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한 각각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악전승단체는 ▲농악의 전형 보존과 재현을 위한 자체 전승 교육 ▲지역 문화권 연구 및 연계 사업 발굴 ▲학교 연계 교육사업 및 일반 동호인 교육사업 개발을, 교육부·학교는 ▲관련 분야 전문가의 참여로 교육과정 개선 ▲농악 민속예술 교육과 지역 고유 전통과의 연계를,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세대가 어우러지는 지역 민속예술축제 활성화 ▲지역 농악 예술 전수학교 지정 및 지원 ▲청소년농악예술단 설립 지원 ▲지역 향토문화재 보호조례 제정·운영 ▲전승교육 지도자 영입 및 전문적인 전승 공간 구축 ▲지방정부 소속 농악 예술단 설립·지원 ▲지방정부 문화관련 담당공무원을 학예직으로 전환을 각각 추진해 줄 것을 제안했다.
한편 백재현 의원은 이날 농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사)대한민국농악연합회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