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 선착하자, 과거 프랑스 아트 싸커로 세계 정상에 섰던 지네딘 지단이 다시 화제에 오르고 있다.
프랑스는 11일(한국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준결승에서 후반 6분 중앙 수비수 사뮤엘 움티티가 성공시킨 헤딩 슛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서 프랑스는 지난 2006년 독일 대회 준우승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게 되었다. 또한 1998년 프랑스 대회 우승 이후 20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노린다.
과거 프랑스 전성기 이끈 지단
1998년과 2006년 결승전의 중심에는 지네딘 지단 전 레알마드리드 감독이 있었다.
지단은 많은 언론과 축구 관계자들로부터 "펠레와 마라도나에 비견될 수 있는 역대 최고 선수 중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은 선수다. 1990년대 세계적으로 유행한 압박 축구 속에서도 뛰어난 테크닉과 넓은 시야를 활용한 자신만의 플레이로 팀을 이끌며 '중원의 사령관'이라고 불렸다.
알제리 이민 2세 출신으로 이방인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1998년 프랑스의 사상 첫 월드컵 우승과 2000년 유로2000 우승을 일궈내며 국민적 영웅으로 승격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지단은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활약을 펼칠 수 없었고, 프랑스는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만 34세의 노장 지단은 초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16강에 턱걸이로 진출했다.
하지만 16강전부터 지단은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발휘하며 스페인, 브라질, 포르투갈이라는 강팀을 연파하며 프랑스를 8년만의 결승에 올렸다.
모욕에 물건너 간 두 번 우승의 꿈
그러나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지단은 어이없게도 볼 경합과 상관 없는 상황에 상대 수비수 마테라치의 가슴에 박치기를 가해 퇴장을 당하고 말았으며, 그가 빠진 채 10명이 싸운 프랑스는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고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당시 지단과 마테라치의 박치기 사건은 대회 이후 대략의 전말이 밝혀졌다. 지단과 마테라치가 각각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마테라치는 시합 중 지단을 따라다니면서 수비하는 내내 지단의 집중력을 흩어놓기 위해 욕설이나 농담을 던졌는데, 이 중에는 지단의 어머니에 대한 인종적, 성적 모욕도 들어 있었다. 그런데 당시 지단의 어머니는 위독한 상태로 병상에 누워 계셨기에 지단은 평소처럼 냉정하게 농담을 들어 넘기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연장전까지 신경전이 이어지던 중, 마테라치가 지단을 수비하면서 옷을 잡아당기게 됐다. 지단은 "그렇게 내 유니폼이 탐나냐? 시합 끝나고 줄 테니 기다려"라고 쏘아붙였고, 마테라치는 "네 유니폼은 필요 없는데, 네 누이는 탐난다"라고 대꾸했다. 어머니에 이어 누이까지 언급되자 지단은 그때까지 겨우 억누르던 분노를 폭발시켰고, 마테라치가 사과하지 않자 폭력으로 응징에 나선 것이다.
결국 지단의 월드컵 마지막 경기는 불명예스런 퇴장과 패배로 끝이 났다. 게다가 이 경기는 지단의 현역 은퇴 경기였다.
새로운 '황금 세대', 과거 영광 재현할까
지단의 은퇴 이후 프랑스는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프랑스의 세 번째 월드컵 우승 도전은 폴 포그바, 앙트완 그리즈만, 킬리언 음바페 등의 젊은 선수들이 이끌고 있다. 이들은 지단과 함께 우승을 경험했던 세대가 저물고 난 뒤에 등장, 기대 이상의 빠른 성장으로 다시 한 번 최강의 팀을 만들며 '황금세대'라고 불리고 있다.
이들이 이끄는 프랑스는 이번 대회 6경기에서 5승 1무 무패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연장전도 한 번 없는 깔끔한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 6경기를 치르며 10골을 넣는 동안 실점은 4점에 불과하다.
프랑스는 12일 새벽 3시 열리는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 전의 승자를 맞아 오는 16일 자정 결승전을 치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