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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김정은 - 그는 과연 광기와 고독의 독재자인가?

“김정은 믿을 만한가?” 묻는 日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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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기자 |  2018.06.22 15:21:04

이 책은 최근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아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그의 성장 배경, 성격적 특징, 관련자들의 증언 등을 수집해온 일본 언론인 고미 요지가 올해 펴낸 책의 번역본이다. 

고미 요지는, 김정은 위원장의 배다른 형제인 김정남(작년 2월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피살)과의 장기간 이메일 통신과 인터뷰 결과를 ‘안녕하세요, 김정남입니다’(2012년)라는 책으로 펴낸 바 있는 일본의 북한 전문 기자이다. 그 누구의 지시였든 간에, 고미 요지와 가까웠던 김정남이 불의의 공격을 당해 피살됐고, 또한 최근 남한-북한-미국 사이의 평화 무드를 달가워하지 않는 일본 내의 분위기도 있는지라, 이 책은 김정남 위원장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 편이다. 

요즘 화해무드와는 잘 안 맞는 내용이지만… 

이런 책의 톤에 대해 한국 내에서는 “평화 무드를 망치려 드는 책”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겠으나, 남북한 화해 무드가 진전될수록 김정은이라는 북측 최고권력자의 성격 특징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도 있으므로, 향후 남북경협의 진전 가능성, 예상되는 난관, ‘정치인의 성격 또는 성장 배경은 정치인의 정치적 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라는 점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책은 크게 5장으로 나뉘었다. 1-2장은 고미 요지가 한국, 베이징, 마카오, 런던, 파리, 스위스 등 세계 각지에서 김정은의 자취를 찾아 취재한 내용을 전달해준다. 스위스에 유학한 바 있는 김정은의 당시 친구들, 담임교사한테까지 찾아가 취재를 하는 집요함을 볼 수 있다. 1-2장에 대해 저자는 “지위와 실력의 차이가 콤플렉스를 조장하고 시의심을 증폭시켜 자신의 존재를 크게 보이려는 행동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썼다”며 자신이 김정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에 서 있음을 분명히 드러냈다. 김정은은 실력이 아니라 출생에 힘입어 최고 권좌에 오른 만큼 위험 요소가 많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3-4장은 북한 핵의 개발 역사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북한의 경제 발전 현황에 대해 조사한 바를 기술했다. 현재 북한 핵 개발의 역사에 대해서는 ‘북한이 세계를 절묘하게 속여 온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미국이 북한에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핵이 완성됐다’는 시각이 있지만, 필자 고미 요지는 좀 더 전자, 즉 북한이 속여온 과정을 더 많은 조명했다. 

4장의 북한 경제에 대한 기술 역시 언론인답게 풍부한 취재원으로부터 취합한 내용을 담고 있어, 북한 경제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데 도움이 된다.

5장은 북핵 개발과 관련해 1. 미국이 선제공격을 단행할 가능성 2.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북한 국민들의 불만 3. 중국이 미국에 떠밀리는 척하며 북한 정권을 친중 정권으로 교체하고자 하는 시나리오 4. 이에 대응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제안 등을 담아, 내용적으로 섬뜩한 것들이 많다. 아무래도 이 책이 쓰인 시점이 북미정상회담 이전인지라, 북핵 사태가 전쟁 등 파국적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에 좀 더 큰 비중을 두고 썼다는 느낌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세 번째 방중 기록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주중 북한 대사관을 찾은 김정은 위원장이 간부들과 담소하면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보였다.(사진=연합뉴스)


“미리 아는 위험은 위험하지 않다”

최근의 북한 경제 사정의 호전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일관하는 이 책은, 현재의 평화 무드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하지만, 그래도 참고용으로 읽어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왜냐하면, 북한 비핵화 과정이라는 것이 단기간에 끝나는 게 아니고, 장기간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으며, 그 과정에서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이 넘어야 할 산 또한 첩첩산중이기 때문이다. 기적 같은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졌지만, 암초가 많은 만큼 이 책에서 거론하는 ‘나쁜’ 시나리오가 완전히 과거지사가 됐다고 볼 수는 없다.

“미리 아는 위험은 위험하지 않다”는 격언도 있다. 위험의 가능성에 눈을 떼지 않는 것만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격언이다. 김정은의 위험성에서 눈을 떼지 말라는 이 책의 내용을 한국인이 참고해야 하는 이유다.

고미 요지 지음, 배성인 옮김 / 지식의숲 펴냄 / 296쪽 /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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