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관광지로서뿐 아니라 건축학도 또는 건축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일부러 찾는 건축의 성지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부터 국내 각지의 ‘도시 속 건축’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안그라픽스는 2015년 서울, 2016년 부산에 이어 올해 제주를 세 번째 지역으로 선정했다. 집필은 제주대 건축학부 김태일 교수가 맡았다.
제주 태생은 아니지만 지난 24년간 제주에서 생활하면서 제주도의 건축물을 살펴온 김 교수는 ‘제주의 땅’을 강조한다. “제주의 특별함은 궁극적으로 땅에서 비롯된다. 땅이 만든 서사적 풍경에서 제주만의 특별함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제주의 전통 가옥뿐 아니라 현대 건축물 역시 자연스럽게 땅에 동화되어 풍경의 일부로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와 문화의 공간이자 삶의 기반인 제주 땅을 단순히 개발 대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고 썼다.
이 말대로 제주도에 가면 우리는 유명한 건축물을 찾아가도 단지 그 건축물뿐 아니라 제주의 독특한 자연과 땅에 그 건축물이 어떻게 들어앉았는지를 보게 된다. 육지와는 워낙 다른 환경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제주를 상징하는 7가지, 즉 오름, 곶자왈과 중산간, 돌하르방, 밭담과 산담, 용천수, 방사탑, 도대불을 거론하고, 이 7가지 요소들이 제주 건축에 어떻게 자양분으로 작용하지는를 설명해준다. 이런 기준으로 김 교수가 선택한 ‘제주 건축 155선’을 담은 이 책을 들고 제주의 155곳을 찾아가고픈 마음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김태일 지음 / 안그라픽스 펴냄 / 240쪽 / 1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