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주 시드니에서 애플의 아이폰7이 차 안에서 폭발했다는 주장과 함께 영상이 공개됐다.(사진=호주7뉴스 보도화면 캡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이 배터리 발화 문제로 리콜에 이어 단종 됐지만, 비슷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7’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CNB=황수오 기자)
미국 호주 중국에서 발화 사례 접수
폭발 의혹 한 달 지나도 모르쇠 일관
항공사들 아이폰7 기내 반입에 촉각
최근 들어 아이폰7은 미국, 호주, 중국에 각 1건씩 폭발사례가 보고됐다. 특히 이달 중순경 호주 시드니의 매트 존스 씨는 자신의 차 안에서 아이폰7이 폭발했다는 주장과 함께 영상을 공개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미국 텍사스에서 한 소비자가 SNS에 불에 탄 아이폰7 사진을 올렸다.
여기다 지난 17일에는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소속 A380 여객기(KE902편) 비즈니스석에서 한 승객의 아이폰5S가 갑자기 발화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한항공 측은 “발화가 아니라 좌석 등받이에 끼어 압착으로 인해 연기가 난 ‘발연’”이라고 밝혔지만 의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 2월에는 아시아나항공 소속 항공기 객실에서 승객이 가지고 탄 아이폰 4S가 발열로 인해 연기가 발생한 사건도 있었다.
삼성전자가 발화 문제로 갤노트7을 단종한데 이어 아이폰7도 발화로 추정되는 사고가 잇따르자 항공사들은 아이폰7의 기내 반입 문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애플 측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CPSC)도 아이폰7 폭발 사건이 최초로 제기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갤노트7의 발화와 비교하면 아직은 아이폰 발화는 미미한 수준이다. 갤노트7의 경우, 지난 11일 단종 결정 전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190여만대 중 발화 접수 건수는 90여건에 이른다.
하지만 사람 몸에 밀착된 전자기기의 발화는 인명피해를 부를 수 있는 만큼 발화 건수가 적다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 입장이다.
실제로 삼성의 경우 이런 점을 고려해 배터리 결함 문제가 발생하자 즉시 리콜을 단행했다.
갤노트7은 8월 19일 출시됐는데 리콜은 불과 2주 후인 9월 2일부터 시작됐다. 당시 접수된 발화 건수 중 상당수는 블랙컨슈머에 의한 조작극으로 추정됐지만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과감히 리콜을 결행한 것이다.
하지만 아이폰7의 경우, 발화 신고가 잇따르고 있는데도 아무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더구나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는 최근 미국 대선과 맞물려 미 전역에 확산되고 있는 신보호무역주의 분위기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힐러리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등 미국 대선후보들이 보호무역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상태에서 갤노트7은 미국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미국 언론들은 갤노트7의 발화(ignite)를 폭발(explode)로 표현하며 선정적인 보도를 계속했고, 항공당국은 기내 반입을 금지 시켰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아이폰7의 발화 사건과 이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애플사의 태도는 한국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폭탄이 터질 확률이 0.1%밖에 안 되니 안전하다는 논리는 위험천만하다. 삼성이 재빨리 리콜과 단종에 들어간 점을 애플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소비자는 “갤노트7의 배터리 소손(燒損) 문제가 발생하자마자 미국항공사들은 비행기 반입을 금지시켰는데, 반대로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왜 이 문제(아이폰 발화)에 침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CNB=황수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