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두산그룹 본사 (사진=선명규 기자)
‘사람이 미래다’인 기업이념처럼 두산그룹의 메세나(Mecenat·문화예술을 통한 사회 기여)는 사람을 향하고 있다. ‘국가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이라는 故 박두병 초대회장의 유지는 두산에 깊이 뿌리내린 메세나 철학이다. CNB의 연중기획 <문화가 경제> 일곱 번째 이야기는 두산그룹이다. (CNB=선명규 기자)
예술인 육성의 산실 ‘두산아트센터’
해외진출의 가교 ‘두산갤러리 뉴욕’
‘화수분 경영’ 120년…사람이 미래
“푸른 꽃은 푸르러서 예쁘고, 붉은 꽃은 붉어서 예쁩니다. 가을은 알록져서 아름답고 겨울은 빛이 바래 아름답습니다. 있는 그대로 당신은 충분히 아름다우니까요. 사람이 미래다” (두산그룹 ‘사람이 미래다’ 캠페인 편)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두산아트센터에서는 젊은 예술인들의 꿈이 자라고 있다. (사진=선명규 기자)
두산의 메세나는 ‘사람을 기르는데’ 방점이 찍힌다. 두산은 지난 2007년 서울 종로 5가에 복합문화공간 두산아트센터를 개소하고 ‘예비 문화예술인’ 지원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두산아트센터 내 전문 공연장 ‘연강홀’, 인큐베이팅 극장 ‘스페이스111’, 비영리로 운영하는 ‘두산갤러리’ 는 젊은 작가의 꿈을 실현하는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예술 유망주’가 자라는 화수분(보물단지)이 두산아트센터인 셈이다.
두산은 이 화수분에 통 큰 후원을 하고 있다. 만 40세 이하 젊은 예술가에게 최대 5년까지 제작비 전액을 지원하는 ‘창작자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의 대상자가 되면 집중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진 예술인들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두산은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재기발랄한 예술가 지원에도 발 벗고 나섰다.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실’로 불리는 ‘두산아트랩’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적인 작품 활동을 지원한다. 작업 뿐 아니라 쇼케이스, 워크샵, 발표회 등 추가 활동에도 보조를 맞춘다.
아직은 대중에게 낯선, 젊은 예술인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행사도 열고 있다.
두산은 지난 2010년부터 ‘두산연강예술상’을 열고 각 분야에서 독자적인 예술체계를 구축하거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작가에게 시상을 하고 있다. 수상자에게 상금과 신작공연 제작비를 지원하고, 두산갤러리에서 전시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두산은 미국 뉴욕을 국내 젊은 작가의 해외진출 교두보로 삼고 있다.
지난 2009년 뉴욕에 현지 주정부와 교육청의 정식 인가를 받고 ‘두산갤러리 뉴욕’을 열었다. 이와 연계해 현지에서 활동할 국내작가의 편의를 위한 공간 ‘두산레지던시 뉴욕’도 마련했다. 작가들은 두산이 지원하는 이 두 곳에서 작품활동과 일상생활을 병행할 수 있다.
만 40세 이하이면서 실력과 가능성이 있다면 입주조건을 충족한다. 두산은 소질 있는 젊은 작가를 다방면으로 조사해 상하반기 각각 3명씩을 선정하고 있다. 선택된 이들은 두산레지던시 뉴욕에 6개월간 머물면서 전시회를 열고, 현지 미술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두산이 젊은 국내 작가를 해외 무대에 알리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두산은 2011년 메세나 대상 ‘창의상’, 2013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예술문화후원상’ 등을 수상했다.
두산 관계자는 CNB에 “실력 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데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다”며 “작가들이 예술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시회 추진이나 홍보 등을 계속해서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2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리는 김은성 작가의 신작 '썬샤인의 전사들' 중 일부. 김 작가는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사진=두산아트센터)
이처럼 두산의 메세나는 한마디로 ‘화수분을 만드는 작업’이다. 화수분은 온갖 물건을 담아 두면 끝없이 새끼를 쳐 그 내용물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설화에 나오는 보물단지다.
화수분은 ‘메세나’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프로야구 두산베어스는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로 불린다. 유망주를 집중 육성하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통산 한국시리즈 우승 4회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처럼 두산의 ‘사람 중심’ 철학은 경영, 혁신, 미래 등 모든 분야로 뻗어가며 메마른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에 희망을 싹 틔우고 있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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