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LG전자 'V20', 애플 ‘아이폰7’ 등 ‘빅3’ 제조사에 가려진 ‘제3지대 스마트폰’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단통법이 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분위기다. ‘단통법-이통3사-삼성·LG전자’로 연결된 철옹성을 이들이 깰 수 있을까. (CNB=황수오 기자)
KT는 지난 1일 중국 화웨이가 만든 ‘비와이(Be Y) 폰’을 단독 출시해 순조롭게 판매하고 있다.
힙합 가수 비와이를 브랜드 모델로 내세운 비와이 폰은 퀄컴 스냅드래곤 617 프로세서, 3GB램,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3천mAh 일체형 배터리 등을 갖춘 출고가 31만6800원의 중저가 제품이다. KT는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분위기에 맞춰 조만간 비와이 폰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TG앤컴퍼니와 공동기획 해 ‘루나’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루나2’를 늦어도 11월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설현폰’으로 불리며 인기를 끈 루나는 중저가폰의 새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국내 이통사들은 앞다퉈 글로벌 제조사들과 런칭에 나서고 있다.
여기다 일부 외국 제조사들은 국내 이통사를 끼지 않고 직접 국내 고객을 상대로 스마트폰 판매에 돌입했다. 이들은 주로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을 노리고 있다.
블랙베리는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프리브(PRIV)’를 소개했다. 프리브는 퀄컴 스냅드래곤 808 프로세서, 5.4인치 디스플레이, 1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등을 탑재했다. 슬라이드형 쿼티 자판이 특징이며, 가격은 59만8000원이다.
소니는 이달 초 ‘IFA2016’에서 공개한 ‘엑스페리아XZ'를 올해 하반기 중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엑스페리아XZ는 3개의 이미지 센서, 5축 손 떨림 보정 시스템, 세계 최초 13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등을 탑재한 프리미엄폰이다.
소니는 앞으로도 마니아 소비자를 위해 단말기 구매와 이통사 가입이 분리되는 ‘자급제폰’을 꾸준히 내놓을 계획이다.
이처럼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빅3의 경쟁에 그동안 가려졌던 제3의 폰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넘어야할 산은 높다.
▲단통법이 완화되면 한국시장을 노리고 있는 제3의 폰들의 설 자리가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우선, 단통법이 이들의 앞날을 가로막고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단통법 개정안은 요금 할인율을 20%에서 30%로 확대하자는 내용과 지원금 상한제 폐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리되면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삼성·LG전자와 맺고 있는 ‘무언의 카르텔’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양대 제조사인 삼성·LG전자는 신형 폰을 이통사에 보급하면서 각종 혜택을 주고 있고, 이통3사는 이 신형폰을 활용해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는 게 현재의 시장 구조다.
따라서 이들 간의 독과점을 규제하고 있는 단통법이 완화될 경우, ‘제3의 폰’들은 설 자리가 더 좁아지게 된다.
여기다 그동안 단통법으로 인해 중저가폰으로 옮겨갔던 고객들이 다시 고가폰을 찾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정부 지원금, 할인율 등 각종 혜택에 의해 고가폰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국내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는 중저가 스마트폰들에게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중저가폰들이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통법-이통3사-삼성·LG전자’로 연결된 현재 시장구조를 깨는 데는 상당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황수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