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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의 주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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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박현준기자 |  2015.08.18 17:37:22


두피에 모발이 없으면 아이가 없는 텅 빈 운동장처럼 썰렁하고 삭막하다. 이에 대한 고민을 옛사람도 많이 했다. 궁금증이 많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많은 관찰 끝에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거세된 남성은 머리카락이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당시 의학 수준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궁금증을 풀지 못했다.

탈모는 남성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농도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과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DHT)이 바로 그것이다. 둘 다 성 능력, 적극성과 관계가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외모를 남성답게 하고, 정자를 만들고, 근육의 양을 증가시키고, 음성의 변화 등을 불러온다. 몸의 털을 굵고 건강하게 하는 DHT는 남성화를 더욱 강화시킨다. 하지만 모낭의 특정 부분과 결합하여 앞이마와 정수리 모발을 가늘게 한 뒤 빠지게 한다. 머리카락의 성장을 억제시키는 것이다.

탈모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비중이 큰 것은 DHT다. DHT는 테스토스테론에 5-알파-리덕타아제(5-α-reductaes)라는 환원효소가 결합해 생성되는 물질이다. DHT는 모발의 생장기를 짧게 하고 휴지기를 길게 한다.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는 모발세포에 DHT가 들어오면 핵의 DNA에 세포파괴 신호가 전달된다.

이 신호에 의해 모낭 세포괴사인자(Cell Apoptosis Factor)인 BMP, DKK-1, TGF-beta가 생성된다. 이렇게 생성된 세포괴사 인자들은 주변 모낭세포를 공격, 파괴하여 머리카락을 빠지게 한다.

전두부, 두정부는 DHT의 영향을 받지만 후두부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DHT는 앞부분과 정수리 두피에는 탈모를 일으키지만 눈썹과 눈썹 아래 부위의 털은 오히려 성장시킨다. 두피와 달리 다른 신체 부위는 DHT가 들어오면 모낭 성장촉진 인자가 분비되어 털을 자라나게 한다. 대머리 남성들이 두피와 달리 눈썹, 수염, 가슴, 팔, 다리 등에 털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성은 DHT 농도가 남성의 1/6 정도에 불과하다. 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모발의 탈모 진행을 방해함은 물론 모발을 성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여자는 선천성 대머리가 거의 없다. DHT는 결국 남성 탈모와 직결된다. 남성 탈모는 일반적으로 이마선이 후퇴하는 ‘M’자형과 정수리가 훤한 ‘O’자형으로 나타난다.

탈모의 원인이 되는 DHT를 감소시키는 물질이 피나스테라이드다. 이 약물은 원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되었는데 5-알파-리덕타아제 작용을 억제시켜 DHT의 생산을 감소시키므로 탈모 치료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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