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7일부터 28일 새벽까지 계속된 밤샘 협상에 이어 다시 접촉에 나섰지만 국조계획서에 증인 명시 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조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하자고 요구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특위를 먼저 가동해 국조의 목적과 조사범위, 조사방법, 기간 등을 담은 계획서를 우선 처리하고 증인은 추후 기초조사 등을 거치면서 논의하자고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전날 예정됐던 국조특위 첫 회의와 본회의가 무산됐으며, 국조계획서 채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조 활동에 나서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최대 난제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증인 채택 여부다. 새정치연합은 김 실장의 이름을 국조계획서에 적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대통령 비서실’까지는 명시할 순 있지만 콕찝어 ‘비서실장’을 명시하는 것은 안된다고 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의 반발이 거세자 새정치연합은 ‘김기춘’ 이름을 빼고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넣자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지만, 새누리당은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실장의 증인채택 문제 외에는 여야가 주요쟁점에 대해 대략적인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가합의문까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이완구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야당이증인을 구체적으로 넣으려고 하는데 이는 법 위반”이라며 “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증인 명시를)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협상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의 이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또 하나의 성역인 ‘김기춘 대원군’의 존재가 확인되는 순간”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 간 조속한 합의와 성역없는 조사를 촉구했다.
대책위 소속 30~40명의 유족은 세월호 국조가 시작부터 난항을 겪자 전날부터 의원회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