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청와대 측의 초청으로 17일 이재명 대통령과 비공개 오찬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한 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정치권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이 대통령과 독대한다는 점에서 지방선거를 앞둔 보수 진영이 긴장하고 있다. ㅣ
홍 전 시장은 16일 자신의 SNS에 “보름 전 홍(익표) 정무수석이 연락했길래 비공개 오찬이라면 괜찮다고 했다”고 밝히면서 “야당 대표뿐만 아니라 야당 인사들도 가는데 내가 안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며, 나는 무당적자이고 백수”라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뒤 탈당했다.
한편 홍 전 시장은 최근 차기 대구시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린 바 있다.
지난달 25일 자신의 SNS에 “김부겸 전 총리와는 한나라당 시절 같은 당에 있으면서 호형호제했고, 그가 민주당으로 건너간 후에도 그 관계는 변함이 없다”며 양측의 오랜 인연을 상기시키면서 “막대기만 꽂아도 국민의힘이 (당선) 된다는 논리는 대구시민의 절박함을 모르는 정치인들의 신선놀음에 불과하다. 김 전 총리가 나서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홍 전 시장은 지난 2일에도 자신의 SNS에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이는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한다”면서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하는 것이다.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홍 전 시장은 이틀 뒤인 이달 4일에도 SNS에 “사익과 탐욕만 난무하던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시대상이 지금의 대한민국과 흡사하다”면서 “더 이상 우리나라도 진영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는 지속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전 시장은 “1년 전 당적을 버리고 현실 정치에서 은퇴하면서 나머지 인생은 국익에 충성하는 인생을 살기로 했다.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기로 했다”며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나무는 조용히 있고 싶으나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라는 말이 실감 나는 요즘”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홍 전 시장은 이날도 “김 전 총리와는 당적을 떠나 나와 30년 우정이다. 그의 능력도 잘 알고 있고 대구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할 사람도 김부겸 밖에 없다고 판단해 대구의 미래를 위해 전임시장으로서 그를 지지하는 것”이라면서 “내가 못다한 대구미래 100년을 김부겸이 완성해 주었으면 한다”고 거듭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편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을 신청했으나 예비경선에서 ‘컷오프’(공천배제)에 반발하고 있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향해 “(이 전 의원장은) 방통위원장 하면서 ‘못 나가겠다’고 떼쓴 것밖에 없는데 무슨 투사냐. 기가 막힌다”고 평가했으며, 또한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인사들을 향해서도 “대구시장 역량이 될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고 평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오늘 이 대통령과의 오찬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여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