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소속 후보들을 비롯한 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5박 7일 일정으로 방미 중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국민의힘의 신(新) 안보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방미 이유를 밝혔다.
장 대표는 1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 트럼프 정권과 미국 보수 진영의 주요 정책을 연구하는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및 헤리티지 재단 등 핵심 싱크탱크와 간담회를 가졌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장 대표는 “한미동맹의 방향성, 안보와 경제, 에너지 문제, 중국의 위협, 미국 보조함 건조에 대한 우리 조선업의 수급 능력 등 외교 안보 전반에 걸친 논의가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우리는 강력한 한미동맹을 통해 에너지 위기와 안보 리스크를 비롯한 여러 위협을 헤쳐나가야 하며, 위기 속에는 늘 새로운 기회가 있다. 오늘의 심도깊은 논의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을 더욱 튼튼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장 대표는 미국에서 우편투표 제한을 지지해 온 조 그루터스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을 비롯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해온 인물인 공화당 소속 대럴 아이사 캘리포니아주 하원 의원 등과 만났다.
이같이 장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미국 출장을 떠난 것을 두고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마치 상주가 상가를 지키지 않고 어디 가요방에 간 것 같다는 표현을 쓴 사람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 부의장은 장 대표와 동행한 김민수 최고위원이 올린 사진을 두고는 “우리 당이 상가는 아니지만 이런 엄중한 시기에 거기에 가서 희희낙락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 “출국조차도 미국에 가서 알린 상황에서 미국에서 찍어 보내온 사진에 사람들이 얼마나 분노를 하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장 대표는 당초 미국 국제공화연구소(IRI) 초청에 따라 14일부터 2박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갑자기 5박7일 일정으로 늘려, 지난 11일로 출국을 앞당겼으며, 출국 사실도 장 대표가 다음 날인 12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저는 어제, 세계의 자유를 지키는 최전선 워싱턴디시로 출발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코 외면할 수 없기에 나아간다”고 밝힘으로써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이 시점에 미국을 왜 갔는지 모르겠으나 최소한 시도당 운영위가 의결해 올리는 공천안은 최고위가 신속 의결하도록 위임했어야 도리”라면서 “17개 시도당 후보들의 공천 시계가 장 대표의 이유 모를 방미행에 일주일간 멈춰섰다”고 공개 비판했다.
이어 배 의원은 “몇 주간 밤낮없이 면접하고 꼭두새벽같이 운영위를 열며 공천을 서둘렀는데 애먼 데서 발목이 잡힌다”면서 “끝까지 ‘후보의 짐’으로 남고 싶은 것이냐?. 민주당 정청래(대표)는 전국을 휩쓸고 있던데 (자신은) 불러주는 곳 없다고 공천을 올스톱시키고 미국가는 당 대표를 누가 이해하겠느냐”고 일갈했다.
그리고 배 의원은 15일에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들이 굉장히 절박한 심정으로 서울 각지에서 굉장히 고난의 심정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는데 과연 이 모든 사달의 원인이 됐던 당의 가장께서 미국에 가서 의사당 앞에서 그렇게 최고위원과 손가락 브이(V)를 하고 사진 찍어 올리실 일인가”라며 “조금 더 이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본인의 책임감을 크게 느끼셔야 되지 않나라는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배 의원은 “혹시 선거를 포기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염려가 된다. 만일 그런 일이라면 용기 있게 2선 후퇴든 완전 사퇴든 결단을 하셔서 후보들이 당선될 길을 열어주셔야 한다고 서울시당의 선거를 함께 하는 동지의 한 사람으로서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비판하면서 장 대표의 방미 이유를 두고도 “(지방)선거보다는 이 선거 이후의 본인의 정치적 행보를 위한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제 사견”이라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도 장 대표의 방미 성과에 대해서는 “이런 엄중한 시기에 갈 때는 돌아와서 국민들이나 당원들에게 할 만한 무슨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전에 당대표 했던 사람들이 그런 게 없어서 외국을 가지 않았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왜 가서 저렇게 오래 있느냐는 비판이 이구동성으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편 친한(친한동훈)계로 알려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 장 대표와 함께 방미 중인 김민수 최고위원이 미국 의사당을 배경으로 활짝 웃는 모습으로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은 피눈물 나는데 해외여행 화보 찍느냐. 꼭 이런 걸 공개해 민주당에는 조롱받고 당원들 억장 무너지게 해야겠느냐”고 질타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