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고체리튬이온전지용 고니켈 양극의 수명과 출력 동시에 잡는 입자 설계 기술이 개발돼 주목된다.
국립부경대학교는 신소재시스템공학과 김남형 교수 연구팀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차형연 박사 연구팀이 입자의 나노(nano)·마이크로(micro) 구조를 동시에 설계하는 ‘멀티 스케일 구조 설계 전략’으로 전고체전지용 고니켈 양극의 수명과 출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최근 전기차, 대용량 저장장치에 필수적인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 구현을 위한 차세대 전고체전지 연구가 활발하지만, 안정성과 성능 등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전고체전지에 NCM(리튬니켈코발트망간산화물, LiNi0.8Co0.1Mn0.1O) 양극 소재를 적용할 때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문제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동일한 양극 소재가 기존의 액체전해질 환경에서는 문제없이 작동하지만,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전지에 적용되면 용량이 약 20% 감소하고 전극과 입자 내부 반응이 불균일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다결정(polycrystalline) 고니켈 양극 입자는 전고체전지 내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 탈삽입에 따른 구조 변화가 충분히 일어나지 못해 적정 용량을 구현하지 못하고, 일부 입자만 반응하는 ‘불균일 반응’이 발생했다. 특히 전고체전지에 필수적인 높은 압력에서는 입자 균열과 고체전해질과의 불균일 접촉으로 전극 내부에 반응하지 못하는 ‘죽은 영역(dead zone)’이 대량으로 생기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나노·마이크로 구조를 동시에 설계하는 ‘멀티 스케일 구조 설계 전략’을 제안했다. 먼저 양극 입자 내부에 쌍정(twin-boundary) 결함을 인위적으로 도입한 고니켈 NCM을 합성해, 리튬 이온이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내부 통로를 확보했다.
또 마이크로 구조에서 다수의 1차 입자가 뭉쳐 있는 기존 2차 입자 구조 대신 입자 전체가 하나의 결정으로 이뤄진 단결정(single-crystal) 고니켈 NCM을 도입했다. 단결정 구조는 입자 내부의 결정립계가 거의 없어 고압 조건에서도 미세 균열이 발생하지 않고, 입자 형태와 전극 구조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
연구팀이 이 기술을 적용한 전고체전지용 고니켈 양극을 실제 전고체전지 환경에서 평가한 결과, 단결정 NCM은 초기 방전 용량이 약 197 mAh/g이었고, 100회 충·방전 후에도 90% 이상 용량을 유지했다. 이는 액체전해질 전지와 유사한 수준의 수명 특성을 확보한 것이다.
김남형 교수는 “전고체전지 환경에 최적화된 ‘양극 구조 설계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와 같은 멀티 스케일 소재 설계가 향후 차세대 전고체전지용 상용 양극 개발의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 ‘Synergistic nano-micro structuring boosts high-Ni cathode performance for all-solid-state lithium-ion batteries’는 재료과학 분야 상위 5%인 국제 학술지 'Energy Storage Material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