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료연구원(KIMS)은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수소전지재료연구센터 양주찬 박사 연구팀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욱, 임한권, 이호식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바이오디젤(식물성 기름 등을 활용한 친환경 연료) 산업 부산물인 글리세롤을 활용해 수소와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고효율 전기화학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 수전해 공정의 핵심 병목이었던 산소 발생 반응(OER, Oxygen Evolution Reaction)을 대체해,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이고 활용 범위를 확장한 차세대 전환 기술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소는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수전해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수전해 방식은 물을 전기로 분해하는 과정에서 양극에서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산소 발생 반응(OER)이 에너지를 많이 요구하고 반응 속도도 느려 전체 공정 효율을 떨어뜨리는 한편, 경제성까지 낮추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물을 대체해 유기물인 글리세롤을 활용하고 이의 산화 반응(GOR, Glycerol Oxidation Reaction)을 양극에 적용한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을 개발했다. 글리세롤은 바이오디젤 생산 과정에서 대량으로 발생하는 저가 부산물로, 이를 활용하면 기존 대비 더 적은 에너지로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구리-코발트 기반의 비귀금속 촉매를 적용해 고가의 귀금속 없이도 높은 반응 활성과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1.31V의 비교적 낮은 전압에서도 110mA/㎠의 높은 전류밀도를 구현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수소 생산과 동시에 포름산염(formate)과 같은 화학 원료를 함께 만들어낼 수 있어 기존 수전해 기술과 차별화된다. 기존 수전해 기술이 수소만 생산하는 단일 공정이었다면, 이번 기술은 에너지와 화학소재를 동시에 생산하는 복합 공정으로 확장한 것이다. 연구팀은 생성되는 물질의 약 96%를 원하는 화학물질(포름산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으며, 79㎠ 규모의 대면적 전해셀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확인해 실험실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공정 적용 가능성도 입증했다.
이번 기술은 폐바이오 자원을 활용해 수소와 화학 원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전기화학 플랫폼으로, 그린수소 생산 비용 절감과 자원 활용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특히 에너지와 화학 산업을 하나의 공정으로 연결하는 탄소중립형 생산 기술로, 기존의 분리된 생산 구조를 통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나아가 연속공정 전환과 메가와트(MW)급 스케일로 확장할 수 있어 실제 산업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기술로 발전이 기대된다.
연구책임자인 양주찬 KIMS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저렴한 비귀금속 촉매를 대량으로 합성하고, 이를 실제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대용량 전해조 시스템에 적용해 성능을 입증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지욱 UNIST 교수는 "글리세롤과 같은 바이오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하는 기술은 탄소 중립 달성과 수소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앞당길 수 있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연구재단,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또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퓨팅 인프라와 포항가속기연구소의 방사광 가속기 시설을 활용해 핵심 분석 및 계산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줄(Joule, IF: 35.4)에 2026년 3월 18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