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감사보고서로 본 공공의료기관 운영②

‘눈먼 돈’ 이어 ‘묵묵부답’…삼척의료원, 책임 회피 논란 확산

신규성 기자 2026.03.30 16:18:29

 

강원 삼척시청 전경.(사진=삼척시 제공)


(CNB뉴스=신규성 기자) 강원 삼척의료원이 업무추진비를 부적정하게 집행한 데 이어, 관련 의혹에 대한 언론 질의에도 답변하지 않으면서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 회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실시한 삼척의료원 정기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기관은 업무추진비 집행 과정에서 사전 품의 절차를 지키지 않고 사후 승인 방식으로 예산을 처리하는 등 회계 관리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지방 출자·출연기관 예산편성 운영지침’과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에 관한 훈령’은 업무추진비 집행 시 목적·금액·대상 등을 사전에 확정하고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삼척의료원은 2021년 7월부터 2024년 감사 시점까지 총 277건, 약 4억7천만 원 규모의 업무추진비를 사전 품의 없이 집행한 뒤 사후 결재로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사후 승인’이 관행처럼 굳어진 구조적 문제로, 내부 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투명성 역시 크게 훼손됐다. 삼척의료원은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분기별로 공개하면서도 사용 시간, 사용자, 대상 인원 등 핵심 정보를 누락했다.

이로 인해 심야 사용 여부나 특정 대상에 대한 집행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어, 공개 제도가 사실상 형식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감사에서는 규정상 허용되지 않는 대상에게 업무추진비를 집행한 사례도 확인됐다. 총 8건, 54만9천 원 규모의 조의금과 화환·화분 등이 집행 기준을 벗어난 인물에게 지급된 것으로 드러나,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 규칙'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감사위원회는 해당 사안에 대해 ‘주의’ 처분을 요구했지만, 일각에서는 “위반 내용에 비해 처분 수위가 낮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공의료기관의 재정 집행이라는 점에서 보다 엄격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논란은 감사 결과에 그치지 않고 있다. CNB뉴스는 앞서 3월 11일자 보도와 관련해 삼척의료원의 공식 입장과 추가 사실 확인을 위해 삼척시청을 통해 보충 질의서를 전달했으나, 확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질의 내용에는 장애인 의무고용 미이행 사유, 고용부담금 발생 경위, 내부 관리·감독 체계 개선 방안 등 기관 운영의 핵심 사안이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척의료원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감사 이후에도 문제 개선 의지와 책임 있는 설명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공기관은 감사 지적 이후 개선 조치와 함께 대외적으로 책임 있는 설명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책무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회계 관리 부실을 넘어, 사후 대응과 소통 측면에서도 구조적인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앞서 CNB뉴스는 기획 1편을 통해 삼척의료원의 장애인 의무고용 미이행 문제를 보도한 바 있다. 인력 운영, 예산 집행, 그리고 사후 대응까지 연이어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기관 운영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감사에서 드러난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그 이후의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공공기관의 신뢰는 예산 집행의 적정성뿐 아니라, 문제 발생 이후 얼마나 책임 있게 설명하고 개선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CNB뉴스는 이번 기획 시리즈를 통해 삼척의료원 감사보고서에서 드러난 업무추진비, 계약, 재정 관리 등 주요 지적 사항을 중심으로 공공의료기관 운영의 구조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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