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밀리언, 폐배터리 해체 자동화로 재사용 시장 공략

경기도 육성사업 타고 순환배터리 실증 속도

박상호 기자 2026.03.18 12:48:33

디밀리언, 폐배터리 해체 자동화 고도화. (사진=디밀리언)

전기차 배터리 순환산업의 승부가 파쇄 설비에서 해체·판정 데이터로 이동하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올해 ‘2026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사업’으로 34개사를 뽑은 가운데, 디밀리언은 폐배터리를 분해하고 상태를 판정하는 자동화 공정으로 재사용 시장 선점 경쟁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은 기후기술 기반 신산업의 시장 확장과 글로벌 경쟁력 입증을 목표로 설계됐다. 지원 대상은 창업 7년 이내 기후테크 스타트업이며, 선정 기업에는 기후 특화 액셀러레이팅과 사업화 자금이 제공된다. 

 

디밀리언이 내세운 지점은 처리 방식의 전환이다.

회사는 산업용 로봇과 AI 비전으로 배터리 팩 구조를 인식한 뒤 해체, 상태 진단, 재사용 등급 판정을 한 공정으로 묶고 있다. 제조사와 차종별로 다른 팩 구조에 대응하는 가변형 해체 알고리즘, 공정별 도구를 자동 교체하는 멀티툴 시스템, 전압·내부저항·용량을 읽는 스크리닝 기술이 핵심 축이다.

 

이 기술이 겨누는 시장은 단순 재활용이 아니라, 재사용 전 단계의 판정 시장이다. 정부는 사용후 배터리 순환이용 활성화 방안에서 재사용 제품 판로 확대를 추진하고, 오는 2027년부터는 전기차 배터리를 떼어내기 전 성능평가를 도입해 재제조·재사용 가능 배터리를 먼저 분류하겠다고 밝혔다. 배터리를 얼마나 정확히 읽고 이력을 남기느냐가 산업 인프라가 된다는 뜻이다.

 

시장 여건도 이 방향을 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지난 2023년 전 세계 배터리 재활용 능력이 연간 300GWh를 넘었고, 발표된 증설 계획이 모두 현실화하면 오는 2030년 1,500GWh를 웃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오는 2030년 공급 물량은 발표된 처리 능력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봤다. 물량 확보와 추적 체계를 가진 기업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디밀리언이 ‘디지털 배터리 이력 데이터’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재사용 시장은 배터리를 해체하는 기술만으로 열리지 않는다. 어떤 조건에서 쓰였고, 해체 직전 성능이 어느 수준이었으며, 재사용 후 어디에 투입됐는지까지 이어지는 정보가 거래 신뢰를 좌우한다. 정부도 ‘배터리 전주기 이력관리 시스템’을 오는 2027년 안에 통합포털 형태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회사가 해외 확장 카드로 언급한 베트남도 변수와 기회가 함께 존재한다. 베트남은 지난 2024년부터 배터리·축전지 생산업체와 수입업체에 대한 재활용 의무를 시행했다. 다만, 지난해 공개된 초안에서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의무 재활용 비율을 기존 8%에서 0%로 조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규제가 흔들리는 시장일수록 회수·판정·이력관리 기술의 실무 가치가 커질 수 있다.

 

실증 과정은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자동 해체가 현장에서 안전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입증해야 하고, 판정 알고리즘은 재사용 기업과 거래 시장이 믿을 수준까지 올라가는 지점이 PoC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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