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든든한 지원군’이던 김어준
하루아침에 태도 돌변…음모론 띄워
정부의 '검찰개혁' 후퇴에 실망해서?
"더는 못참아" 등돌린 친명계 의원들
이재명 대통령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유튜버 김어준씨가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을 통해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트린데 이어, 해당 방송 출연자가 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까지 언급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씨가 이 대통령의 조력자에서 갑자기 '불편한 존재'로 돌변한 배경을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 여러 얘기가 난무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공소 취소 거래설’은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 고위 관계자에게 검찰 수사권을 유지해 줄테니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해 공소를 취소하라고 했다는 의혹이다.
지난 10일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장인수 전 MBC 기자는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관계자가 ‘이 대통령의 뜻’이라며 검찰 고위 간부들에게 ‘공소 취소를 해주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다음 날 같은 방송에 출연한 홍사훈 전 KBS 기자는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은 그건 정말 대통령 탄핵 사유감”이라고 말해 파문이 더 커졌다.
약 228만명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김씨는 지난 2017년 대선 이후 이 대통령이 친형 강제입원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일 때마다 “이재명을 ‘절대 악(惡)’으로 만들어 진보 진영을 분열하려는 세력이 있다”며 적극 옹호하는 등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또한 김씨는 지난 2021년 10월 대선을 앞두고도 자신의 유튜브에서 “이재명이 우리 사회 플랫폼이 될 자격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지선언을 하는 바람에 당시 자신이 라디오 진행자로 있던 TBS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유튜버들 중에서는 가장 먼저 김씨에게 전화해 사태를 논의했다. 지난해 대선 때는 투표 하루 전인 6월 2일 김씨 방송에 출연하는 등 두 사람 사이가 남달랐다.
그런데 갑자기 김씨가 이 대통령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한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이 다소 후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검찰개혁’ 입법 국면에서 민주당 내 강경파와 이 대통령 측은 신경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강경파와 보조를 맞춰온 정청래 대표가 “당·정·청이 협심 단결해 잘 처리하겠다. 머리 맞대고 치열하게, 긴밀하게, 요란하지 않게 내부에서 토론할 시간”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가 갑자기 음모론을 띄운 것이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12일 CNB뉴스에 "김씨가 음모론까지 동원해 검찰과 이 대통령을 동시에 공격하는 행태는 검찰 개혁이 정부안 대로 진행되고 있는데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바람에 여권 지지층 내부의 균열이 커지고 있다. 김씨가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는 김씨의 가벼운 언동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11일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관련 사건들의 공소 취소와 보완수사권을 연결 짓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현실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주장”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특정 사건의 공소 취소를 지휘할 의도도 전혀 없고 생각 자체가 전혀 없다”면서 “장관이 공소 취소를 하라 마라 할 수 있는 그런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할 가치조차 없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찐명’(진짜 이재명계)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도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참담하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3월 12일은 22년 전,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날”이라며 “근거 없는 정치공세와 무책임한 선동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것이 대한민국 정치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겼는지, 우리는 그날을 통해 똑똑히 보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SNS에 “‘공소 취소 거래설’은 황당함을 넘어 기가 막히게 한다.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따졌다.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법적 조치 가능성에 대해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 객관적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문제 제기를 세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으며, 이언주 최고위원도 “온갖 쓰레기 음모론이 판을 치더니 대통령과 정부까지 공격하다니 갈 데까지 갔다”고 김씨를 직격하는 등 당 내부에서도 격앙된 반응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정청래 대표는 11일 강화 앞바다에서 새우잡이 조업 체험 후 기자들이 “김어준씨의 ‘공소 취소 거래설’ 대한 의혹 제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하자 “알다시피 오늘은 새우잡이를 하러 오지 않았나”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