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부탁한 환자'...인요한 문자의 진실은?

심원섭 기자 2024.09.06 11:18:30

인 "수술 날짜 당긴게 아니라 '수술 잘해달라' 부탁한 것"

野 “‘빽’ 있어니 의료붕괴 상관없나?”...의혹 수위 높여

권익위 “수술 날짜 당겼다면 청탁금지법 위반일 수도”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이 국회에서 특정 환자의 수술에 대해 부탁을 하는 듯한 정황이 담긴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의료개혁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요한 의원이 국회에서 특정 환자의 수술에 대해 부탁을 하는 듯한 정황이 담긴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세브란스 병원 의사 출신으로 친윤 최고위원인 인 의원은 5일 오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던 중 누군가로부터 “부탁한 환자 지금 수술 중. 조금 늦었으면 죽을 뻔. 너무 위험해서 수술해도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야”라는 문자를 받았으며, 이에 “감사감사”라고 고마움을 표시한 화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노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대변인은 즉각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응급실 뺑뺑이’로 인한 피해 사례가 생겨나고 있는데도 정부, 여당이 왜 남탓과 방관으로 일관해 왔는지를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질타하면서 “‘인요한 문자’로 인해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말하는 의료개혁의 실체가 실상은 ‘의료개악’임이 재확인 됐다. ‘부탁한 환자 지금 수술 중’. 속칭 ‘빽’ 있는 권력층은 의료붕괴와 상관 없다는 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최근 별세한 자신의 부친도 소위 ‘응급실 뺑뺑이’를 경험했던 점을 털어놓은 바 있는 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여당 최고위원은 다 방법이 있었구나”라며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는 정부와 여당은 이런 식으로 버틸 수 있나 보다. 우리 국민들은 어떡합니까. 이게 나라입니까”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인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수술 청탁이 아니라 집도의가 이미 정해졌고 집도의와 잘 아는 사이라 ‘수술 잘 부탁한다’는 말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해명했으며, ‘부탁한 사람이 지인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지인은 아니고 이름도 모르는 어떤 목사님이 제 전화번호를 알고 연락이 와서 ‘그 의사가 믿을 만 한 사람인가’라고 묻길래, ‘굉장히 좋은 의사’라고 답하자 ‘집도의로 정해져서 수술받게 됐는데, 좀 부탁할 수 있느냐’고 부탁해서 ‘전화 한 통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의료개혁특위 위원장인 인요한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대학병원이나 국공립 병원에 외래 진료나 입원, 수술 날짜를 다른 환자들보다 앞당겨 달라고 부탁할 경우, 김영란법 적용 대상이기 때문에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지난 2019년 김영란법 시행 당시 국민권익위원회는 당시 병원에서 관행처럼 자행되던 이같은 청탁을 대표적인 부정청탁 사례로 적시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이 2023 회계연도 정부 결산안을 심의하기 위한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비경제부처 심사에 참석했는데, 민주당 장철민 의원의 “국회의원이 병원에 수술을 청탁하는 것이 청탁금지법 위반이냐? 아니냐?”라는 질문에 “지침에 위반 된다면 위반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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