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른살 된 포스코이앤씨…‘더샵갤러리’ 기념 전시 가보니

손정호 기자 2024.08.27 09:29:47

30주년 맞아 더샵갤러리에서 특별한 전시
전국 곳곳에 시공한 건축물로 콜라주 완성
주거공간 넘어 조형예술로서의 ‘건축’ 알려

 

포스코이앤씨의 더샵갤러리에서 창사 30주년 기념 사진전 ‘2024 ARCHISCULPTURE : 한계 없는 질서’가 열리고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가 창사 30주년을 기념해 자사의 주거문화 홍보관인 더샵갤러리(서울 강남구 자곡로)에서 사진전을 열고 있어 주목된다. 커피를 마시며 건축 조각 사진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CNB뉴스가 지난 19일 이곳을 방문해 국내외 유명 건축물의 이미지 속으로 들어가 봤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서울 지하철 수서역에 내려 시내버스를 타고 래미안포레아파트 앞에서 내리면 5층 규모의 건물인 더샵갤러리가 보인다.

건물 옆면의 커다란 유리 진열 공간에 창사 30주년 기념 특별전을 알리는 포스터와 QR코드가 자리해 있다. 원범식 작가와 ‘2024 ARCHISCULPTURE : 한계 없는 질서’ 전시(9월 25일까지)를 열고 있다.

더샵갤러리 입구에는 작은 꽃들이 자라고 있고, ‘자연의 회복 탄력성’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는 유리판이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4층에서부터 원형의 물줄기가 조용히 떨어지고 있었다. 네이버에서 사전 예약을 하고 프론트데스크에서 이름을 말하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줬다.

 

4층으로 올라가면 힐링 포레스트 공간이 나온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초록색 나무와 작은 꽃들, 휴식 공간이 펼쳐져 있다. 앞부분에 카페테리아가 있어서 바리스타에게 말하면 무료로 시원한 커피나 차를 한 잔 받아서 마실 수 있다.

 

더샵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원범식 작가의 사진전 ‘2024 ARCHISCULPTURE : 한계 없는 질서’. 포스코이앤씨 3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특별 커미션 아트워크인 ‘건축조각 077’ 작품(위 왼쪽)도 전시되고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일우사진상을 수상하고, 영국 사진가 협회상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원범식 작가의 전시는 4층 한쪽의 커다란 공간에서 열리고 있다. 그는 ‘건축조각(ARCHISCULPTURE)’ 시리즈를 만들어왔는데, 이는 건축(Architecture)과 조각(Sculpture)을 합한 말이다.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등에 있는 랜드마크 건물 사진을 재조립하는 콜라주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장 정면에 포스코이앤씨 3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특별 커미션 아트워크인 ‘건축조각 077’ 작품이 걸려 있다. 이는 서울, 인천, 포항, 부산, 제주에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한 건축물들의 이미지를 조합한 작품이다.

‘건축조각 077’ 작품의 제일 위에는 포항시에 있는 철강으로 만든 공중 산책길인 스페이스워크가 자리해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제작해서 포항시민들에게 기부한 공공 조형물이다. 이어 포스코이앤씨의 인천 사옥, 송도 컨벤시아, 센트럴파크, 파라다이스시티, 인천아트센터, 트라이보울, 파크원, 엘시티, 광안대교, 더 시애나 리조트의 이미지들이 어우러져 있다.

이 작품은 SF 영화에 등장하는 미래 도시처럼 느껴졌다. 서른살이 된 포스코이앤씨가 30년 후에 만들어 낼 도시의 모습을 상상케 했다.

전시장 벽면에는 원범식 작가가 그동안 제작해온 사진조각 연작들이 걸려 있다. 이 중에 ‘건축조각 053’ 작품은 서울시에 있는 건물과 동상들의 이미지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국회의사당, 서울시교육청, 국가인권위원회, 63빌딩, 교보빌딩, 세종문화회관, 한국방송공사, 숭례문의 모습이 모여 새로운 작품으로 태어났다.

서울 명동을 형상화한 작품도 있다. 한국은행, 서울중앙우체국,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 명동성당 카톨릭회관 건물이 새롭게 하나의 작품으로 조합됐다. 여기에다 청주 향교와 충청북도청 등 청주시에 있는 상징적인 건물들의 모습을 이어붙여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유명 건물들 이미지로 콜라주…감상부터 체험까지



해외 건축물을 활용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미국의 건국 수도인 필라델피아에 있는 초기 정부 건축물 사진을 모으고, 필라델피아의 고층 빌딩들의 이미지로 새로운 콜라주 작품을 완성했다. 뉴욕 타임스퀘어 건물들도 그의 작품 소재이다.

영국 왕실을 표현한 작품은 금빛으로 빛난다. 영국 군주가 거주하며 사무실로 이용하는 버킹엄 궁전, 빅토리아 여왕을 기리는 메모리얼, 그녀의 부군인 앨버트 공을 추모하는 기념관, 영국 국회의사당 건물인 웨스트민스터 궁전의 일부인 성 스티븐 타워 등의 모습을 모았다.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와 도서관, 박물관의 모습을 모으고, 법원과 법률회사,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의 건물들도 각각 하나의 콜라주 사진 작품으로 만들었다.

 

포스코이앤씨의 주거 문화 전시관인 더샵갤러리의 옥상정원 공간. (사진=손정호 기자)

전시 관람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더샵갤러리의 4층 테이블 위에는 스틸 티 코스터 엽서가 놓여 있다. 엽서의 동그라미 안에 펜으로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적은 후에 카페테리아 직원에게 주면, 3분 후에 이 그림이나 문구가 새겨진 실물의 스틸 티 코스터를 만들어 준다.

원하는 방문객은 테라리움 체험에도 참여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옥상 정원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전시장 곳곳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시켜 총 6개의 온라인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당첨 여부에 따라 1층 프런트데스크에서 선물을 받을 수도 있다.

이처럼 포스코이앤씨가 30주년 기념 전시를 ‘미(美)’에 맞춘 이유는 건물이 단순한 거주의 개념을 넘어 조형예술의 영역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스코이앤씨는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 서울과 부산의 고층 빌딩, 주거단지 등을 건설하면서 미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반영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주거 문화 전시관인 더샵갤러리 전경. (사진=포스코이앤씨)

지난해 9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을 기치로 오픈한 주거 문화 전시관인 더샵갤러리 또한 건축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유현준 교수의 주도로 27일 이곳에서 열린 ‘The Home Curator - 내일의 주거공간 전략과 평면’ 발표회도 이런 취지에서 기획됐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CNB뉴스에 ”창사 30주년을 기념해 더샵갤러리에서는 작가가 인천, 서울, 포항, 제주에 있는 포스코이앤씨의 건축물들을 직접 방문해 제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건축 미학을 알리는 다양한 문화 전시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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