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투쟁으로 '비판' 물타기? 이재명, '당대표 연임' 수순 돌입

심원섭 기자 2024.06.25 12:17:07

DJ 이후 첫 ‘연임 당대표’ 되나?...논란 직면

‘巨野 이끌 리더십 필요’ 명분…경쟁자 없어

사법리스크·지방선거 역풍은 여전한 과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8월 18일 열릴 전당대회에서 연임 도전 의사를 밝혔다.

먼저 이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조금 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지막으로 당 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최고위원님들의 협조와 우리 당직자들의 헌신 덕분에 지금까지 우여곡절이 많기는 했지만, 임기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정말 민생도 어렵고, 또 그 와중에 비무장지대에서 경고 사격도 벌어지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이 벌어져도 이상할 게 없을 만큼 한반도 안보 역시도 매우 불안한 가운데 우리 국민 여러분들께서 얼마나 걱정과 근심 그리고 고민이 많다”며 “대한민국 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인 중 한사람으로써 깊은 책임감과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대표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며 “국민들과 나라가 당면한 거대한 이 위기 앞에 과연 민주당과 저 이재명이 어떤 길을 가야할 것인지 깊히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내달 전당대회와 관련해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의례적인 당원들의 축제가 아닌 미래를 여는 중요한 모멘텀이 돼야 한다”면서 자신의 당 대표 연임에 대해서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대표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연임을 염두에 두고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냐’라는 질문에 “조만간 결정하게 될건데 지금으로선 당이 자유롭게 당의 상황을 정리하고, 판단하고 전당대회를 준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란 생각 때문에 일단 대표를 사퇴하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아무래도 출마를 하지 않을 걸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당 대표 연임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이 대표는 ‘지난 연초와는 달리 당 대표직 연임에 대한 의사가 바뀌게 된 이유가 무엇이나’라는 질문에 “개인적으로나 당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지금 상태로 임기 마치는 게 유리할 것이다, 그 점에 객관적으로 상황이 그렇다는 점에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임 얘기를 할 때는 저도 사실 웃어넘겼는데 상황이 결국은 웃어넘길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된 상황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런 점을 다 종합해서 국민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정치에 어떤 게 바람직한지를 우선해서 개인적 입지보다는 전체를 생각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당 대표직을 연임하기 위해서는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위해 다음 달 초 꾸려질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 등록을 받기 전까지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했으며, 이 대표가 당 대표를 사퇴함에 따라 오는 8월 있을 전당대회 전까지는 박찬대 원내대표가 당 대표직 권한대행을 맡는다.

이처럼 이 대표의 연임 가장 큰 명분은 총선 승리 후 민주당을 포함해 192석의 거야(巨野)를 이끌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데, 이 대표 외에는 뚜렷한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당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연임론이 먼저 제기됐고, 이는 향후 대권 등 정치 일정까지 고려한 수순 밟기 행보에 들어갔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편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대표직을 연임한 사례는 지난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를 지내며 명실상부 진보 진영의 수장으로 자리 잡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따라서 민주당 역시 지난 4‧10 총선 압승 이후 ‘거야(巨野)’의 지도자로 발돋움해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서는 대표 연임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다만, 이 대표는 당 대표를 연임한다 해도 현재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4개 사건에 대한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어 이중 하나라도 대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게 될 경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돼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숙제로 남을 전망이며, 또한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일극 체제’로 인한 역풍을 방어하는 것도 큰 과제다.

따라서 ‘또대명’(또 당 대표는 이재명), ‘다른 경쟁자가 나와도 승부는 끝난 것’이라는 자조 속에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등이 출마해 한껏 달아오른 당권 경쟁과는 영 딴판으로 이 대표 외에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주자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민주당 대표 선거는 시작 전부터 흥행에 참패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CNB뉴스 기자와 만나 “국회 원구성이 민주당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국회에서 다루는 이슈들도 야당 주도하에 있다”며 “채상병 특검법만 해도 한 달 내에 재의 표결까지 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전당대회가 큰 이슈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당대회 이슈보다 ‘채상병 특검법’ 등으로 대여투쟁 동력에 집중해 이 같은 비판을 돌파하겠다는 의미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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