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차인표, 영국 옥스퍼드대 ‘한국 문학 페스티벌’ 참가한다

손정호 기자 2024.06.14 09:04:00

배우 겸 소설가인 차인표. (사진=연합뉴스)

소설가 차인표가 영국 옥스퍼드대의 한국 문학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4일 문학계에 의하면 배우 겸 소설가인 차인표가 영국 옥스퍼드대 아시아·중동학부 조지은 교수 연구팀이 오는 28일(현지 시간) 개최하는 ‘제1회 옥스퍼드 한국 문학 페스티벌(Korean Literature Festival)’에 초대됐다.

‘옥스퍼드 한국 문학 페스티벌’은 주목할 만한 한국 작가를 초청해 그 작품 세계에 대해 직접 들어보는 행사로, 첫 번째 작가로 차인표가 선정됐다. 차인표 소설가는 ‘오늘예보’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인어 사냥’ 등 3권의 소설책을 발표한 바 있다.

‘오늘예보’는 2011년 해냄에서 발표된 장편이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10년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노숙자로 전락한 전직 웨이터, 일당 4만원을 벌기 위해 촬영 현장에서 고생하는 주식 브로커 출신 보조출연자, 죽음 직전의 딸을 위해 도망자를 쫓는 일밖에 할 수 없는 퇴락한 전직 조폭 등 남자 3명의 하루 동안의 이야기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2021년 해결책에서 출간됐다. 2009년 발표한 첫 장편 ‘잘가요 언덕’의 제목을 바꾼 것으로, 일제 강점기 시절을 살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문제를 다루고 있다.

 

차인표 소설가의 장편. 왼쪽부터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인어 사냥’ ‘오늘예보’. (사진=해결책, 해냄)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70년만에 필리핀의 작은 섬에서 발견된 쑤니 할머니의 젊은 시절 이야기인데, 1930년대 백두산 기슭의 호랑이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호랑이 사냥꾼 용이, 촌장댁 손녀 순이, 미술학도 출신인 일본군 장교 가즈오 등이 등장한다.

이 작품은 일본의 한일 강제 병합과 이후 자행된 폭력적인 식민지 지배 수탈, 2차 세계대전 속에서 조선(대한제국) 여성이 어떻게 상처받고 이용당하고 버려졌는지, 그녀의 인생을 어떻게 보듬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연구한 것으로 보인다.

‘인어 사냥’은 2022년 해결책에서 발표한 한국형 환상주의 소설이다. 1902년 강원도 통천 인근의 외딴 섬에서 살던 어부 박덕무가 아내와 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인어 기름을 찾아 흑암도로 향하는 내용이다.

차인표 소설가는 ‘옥스퍼드 한국 문학 페스티벌’에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을 중심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할 예정이다. 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 연구팀은 이 작품의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번역을 지원할 계획이다. 차인표 소설가의 아내인 신애라 배우도 동행한다.

‘옥스퍼드 한국 문학 페스티벌’은 K팝, K무비, K푸드 등 한류 열풍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는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이 운영되는데, 한강 소설가가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후 연이어 우리나라 작품이 최종후보에 오른 바 있다. 한강 ‘흰’, 정보라 ‘저주토끼’, 천명관 ‘고래’, 황석영 ‘철도원 삼대’ 등이 최종후보에 올랐다.

차인표 소설가의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 메인 작품으로 다뤄지는 것은 최근 독일 베를린시장이 일본군에 의해 착취당한 조선인 위안부 피해 여성을 기리는 소녀상 철거를 시도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도 보인다.

차인표 소설가는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미국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MBC 드라마 ‘한 지붕 세 가족’에 출연하며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 ‘불꽃’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영화 ‘목포는 항구다’ ‘크로싱’ ‘한반도’ ‘차인표’ 등에 출연했다. 넌버벌 코미디팀 옹알스를 다룬 ‘옹알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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