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현 소설가, 비무장지대 배경 ‘퇴역로봇’ 발표...어떤 작품인가?

손정호 기자 2024.06.04 09:00:05

경기도 파주시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와 개성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임수현 소설가가 비무장지대를 다룬 장편을 발표했다.

4일 문학계에 의하면 임수현 소설가가 최근 장편 ‘퇴역로봇’을 문학수첩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퇴역로봇’은 대한민국과 북한을 가로지르고 있는 비무장지대(DMZ)를 배경으로 퇴역을 앞둔 군사작전용 로봇,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인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1년 전에 운행을 시작하고 낡아 퇴역해야 하는 군사작전용 로봇은 적의를 잃게 되자 감정적 변이를 일으킨다. 로봇은 자신의 정체, 자신을 만든 인간에 대해 사유하기 시작한다. 로봇이 DMZ 정찰 임무를 하면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바다를 보기 위해 동쪽으로 걷기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다가 사랑마저 상실한 인간은 무작정 걷기 시작한다. 인간은 이런 고민 끝에 DMZ 동쪽으로 걸어가는 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퇴역로봇’ (사진=문학수첩)

이 여정은 한반도 서쪽의 임진각부터 금강산과 설악산을 잇는 백두대간, 금강산 전망대에 이르는 공간으로 알려졌다. 해방 이후 옛 소련 모스크바 3국 외상회의에서 한반도의 분단이 결정되고, 6·25 전쟁을 겪은 후 갈등과 화해를 거듭해온 분단 국가의 비극이 응축된 공간이다.

이 공간을 배경으로 로봇과 인간이 각각 동쪽으로 걸어가는 이야기가 교차하며 펼쳐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서술을 통해 휴먼과 논휴먼, 체제와 생각의 차이, 인간 사이의 갈등 등 여러 층위의 다름과 화해, 봉합 등에 대해 사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소설은 민통선 평화·통일 일기 1~6, 늪, 태풍, 터널, 그릇, 봉우리, 바다, 염하 등의 챕터가 교차 편집되어 있다.

임수현 소설가는 1976년 경상남도 하동군에서 태어났다. 2008년 문학수첩 신인상에 ‘앤의 미래’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서울을 떠나지 않는 까닭’ ‘이빨을 뽑으면 결혼하겠다고 말하세요’, 장편 ‘태풍소년’ 등을 발표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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