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두의 세상읽기] 인간 능가할 ‘휴머노이드 로봇’…부작용 대비해야

구병두 기자 2024.04.12 11:17:26

100조원대 로봇 시장 시대 도래
5년내 인간 능가하는 AGI 상용화
인본주의 체계에 대혼란 올 수도

 

 

가까운 미래에는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구로 로봇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것도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더욱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가 과연 언제쯤 가능할지에 대해 몹시도 궁금해한다. 로봇공학자들은 감지, 계획, 행동 등 이 3가지 요소를 갖추면 로봇이라고 한다. 감지는 외부 세계로부터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고, 계획은 결정을 내리는 컴퓨팅 시스템 그리고 행동은 움직이거나 물건을 들어 올리고, 걷거나 이동하는 물리적인 행동 전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로봇공학의 목표는 모든 사람의 삶을 더 편하고,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비용을 계속 내리는 일이다.

수년 전부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는 로봇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의 먹거리 산업의 일환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에, LG전자는 가정·상업용 서비스 로봇, 한화와 두산은 산업용 로봇의 일종인 협동 로봇에 중점을 두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마케츠앤드마케츠(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연평균 23.3%씩 증가해 2026년에는 1033억 달러(약 14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의 경우, 2015년 출범해 국내 협동 로봇 시장 점유율 1위이자 세계 빅5에 꼽히는 두산로보틱스가 현재 13개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직원의 40%를 연구개발 인력으로 구성할 정도로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날 휴머노이드 로봇은 의학, 생명공학, 인지 과학 분야의 연구 도구로 활용되며,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은 인간의 노동을 보조하거나 대체하기 위해, 또한 인간과 로봇 간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목표로 진행해 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재활치료, 사회적 상호작용, 교육 및 서비스 업무 등의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공지능의 통합으로 더 복잡하고 정교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모든 산업 분야에서 로봇 기술 적용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휴머노이드 로봇의 역할과 중요성 역시 커지게 될 것이다.

근래 몇 년 사이에 AI, 머신러닝, 센서 기술, 로보틱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혁신이 일어나고 있으며, 출산율 저하, 생산노동력 감소, 고령화 사회 진입,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에 대한 인력 대체 요구 등이 증가하고 있다. 미래의 휴머노이드 로봇의 활용 분야는 점점 넓어지게 될 것이다. 대체로 그 활용 범위는 노인들 돌봄, 교육 및 훈련, 제조 및 협업, 엔터테인먼트 및 예술, 연구 및 과학, 군사 및 위험 환경 등을 꼽을 수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일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첨단 로봇기업을 방문해 ‘AI 이동형 양팔 로봇’ 등 연구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미국의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는 챗GPT 개발업체인 ‘오픈AI와 협업해 제작한 로봇 ’피규어 01‘의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인간이 로봇에게 “지금 뭐가 보이느냐”고 묻자, 피규어 01은 “테이블 중앙의 접시 위에 빨간 사과가 있고 테이블 위에 손을 얹고 서 있는 당신이 보인다”라고 답한다. 인간이 “뭐 좀 먹을 수 있느냐”고 하자, “그럼요”라며 사과를 집어서 건넨다. 방금의 행동을 설명해 달라고 하자, 로봇은 “사과가 식탁에서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기에 드렸다”라고 말한다. 인간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AI 로봇이 등장한 것이다.

이처럼 인간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자연 언어로 완전한 대화가 가능한 AI 로봇을 목격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NVIDIA)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5년 내로 인간의 수준을 능가하는 AGI(범용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시대가 출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구글과 인텔, 퀄컴 등이 엔비디아를 견제하기 위한 연합군을 결성했다. 엔비디아 반도체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원군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개발 소프트웨어에서부터 엔비디아의 아성을 공략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어 이목을 끈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평가되는 테슬라는 2022년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공개한 이후 이전보다 10kg 가볍고 보행 속도가 30퍼센트 빨라진 2세대 모델까지 발표한 바 있다. 테슬라는 여기서 더 나아가 3년 안에 이 로봇을 공장 부품 운반에 도입하고 5년 안에 2만 달러 이하로 대량 생산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의하면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센터가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프로토타입(prototype)을 곧 출시할 것을 시사했고, 이를 위한 플랫폼과 규제 표준을 만들기 위해 주요 전문가와 연구개발 인력이 모였다. 미래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자동차 제조, 컴퓨터·통신·가전 제조 분야에 진출해 산업 제조 수준을 향상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휴머노이드 로봇에 필요한 기술 수준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시장 선점과 확장을 위한 국내외 글로벌 빅테크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하면서 발생할 실업문제, AI의 잣대로 인간을 평가하는 윤리적 문제 등 인류가 수천년 간 형성해온 인본주의의 체계에 대혼란이 올 수도 있다. 이런 부작용에 대한 대비도 함께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구병두((사)한국빅데이터협회 부회장/ 전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주)테크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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