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토스증권, 매출 공시 잘못 표기해 주가 ‘출렁’… “벤징가 탓”

황수오 기자 2024.04.03 14:10:04

해외 주식거래 서비스 주력하는 토스증권

美매체 검증없이 인용해 투자자 피해 발생 

‘30억’이 ‘3조’로…1000배 늘어난 오류 표기

 

재규어헬스는 지난 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4분기 매출 실적을 230만 달러(약 30억원)로 발표(사진 왼쪽)했지만, 토스증권은 23억 달러(약 3조원)로 공지했다. 이로 인해 주가가 크게 출렁거렸고,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재규어헬스 공식 홈페이지, 토스증권 MTS)

토스증권이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기업의 매출 공시를 잘못 표기해 해당 종목의 주가가 크게 출렁였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토스증권이 운영하는 MTS(Mobile Trading System)에서 지난 1일 오후 9시경(한국시간) 나스닥 상장법인 재규어헬스(Jaguar Health)의 4분기 매출액이 오표기 된 상태로 등록되는 일이 발생했다.

 

재규어헬스가 같은 시간 발표한 공시에 따르면, 4분기(10월~12월) 매출은 230만 달러(약 30억원)였다. 

 

하지만 토스증권은 230만 달러가 아닌 23억 달러(약 3조원)로 1000배 늘어난 매출액을 고객들에게 알렸다. 이로 인해 재규어헬스의 주가는 오후 9시부터 약 30분 동안 132원에서 147원으로 11.3% 상승했다. 

 

뒤늦게 매출금액을 잘못 표기했음을 인지한 토스증권이 매출액을 230만 달러로 정정하자 재규어헬스의 주가가 폭락했다. 정정 직후인 오후 10시경 147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100원(31.9% 하락)까지 추락했다. 

 

이번 매출액 오표기 사태의 원인은 미국의 금융뉴스 전문매체 ‘벤징가(Benzinga)’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규어헬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매출 실적을 230만 달러로 발표했지만, 벤징가는 23억 달러로 표기했다. 토스증권은 이를 모른 채 벤징가 데이터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해외 서비스로 상당한 이득을 보고 있는 토스증권에 이런 일이 생긴 게 아쉽다”며 “이번 주가 등락으로 인해 상당수 토스증권 이용 고객이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CNB뉴스에 “벤징가는 토스증권 뿐 아니라 여러 증권사들이 신뢰하는 공신력 있는 금융 전문 사이트이다 보니, 벤징가 데이터를 그대로 믿고 공표해서 이런 일이 생겼다”며 “기업공시가 올라올 때 숫자가 너무 벗어나면 체크되는 ‘이상 감지 시스템’이 현재 작동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이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NB뉴스는 이번 표기 오류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제보 등 취재를 통해 피해사례를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CNB뉴스=황수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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