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텔링] 치킨·피자·탕수육까지…대형마트 ‘반값 전쟁’ 동전의 양면

김수찬 기자 2022.09.13 09:34:28

치킨서 시작된 반값…갈수록 품목 늘어
소비자는 반갑지만 소상공인 생계 위협
高물가로 힘겨운 시대라 비판도 사라져

 

대형마트 업계가 반값 치킨과 피자 탕수육을 줄이어 출시했다. (사진=홈플러스, 롯데쇼핑)

대형마트 업계에 ‘반값 식품’ 전쟁이 발발했다. 고물가 속 저렴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자 반값 치킨에 이어 반값 탕수육, 반값 피자 등이 잇따라 출시된 것. 저가 먹거리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 파괴 현상이 벌어졌고, 소비자들은 이를 반기고 있다. 대형마트는 ‘물가안정’ 차원이라지만, 프랜차이즈 업계와 소상공인은 달갑지 않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반값 식품’ 전쟁의 신호탄은 홈플러스가 쏘아 올렸다. 최근 홈플러스는 7000~9000원 정도의 초저가(반값) ‘당당 치킨’을 출시해 큰 돌풍을 일으켰다.

마트표 치킨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당당치킨이 출시된 이래 50여 일간(6월 30일~7월 21일)의 누적 판매량은 46만 마리에 달한다. 매장별로 하루에 30~50마리씩 한정 판매했는데, 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1분마다 5마리씩 팔린 셈이다. 일부 점포에서는 치킨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소비자들이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발생했다.

이에 질세라 이마트도 9000원대 ‘5분 치킨’을 출시했고, 롯데마트도 ‘한통 치킨’을 판매하면서 저가형 ‘마트표 치킨 시대’를 알렸다.

치킨에 이어 피자까지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출시됐다. 홈플러스는 한시적으로 자체 브랜드인 ‘홈플러스 시그니처’ 냉동피자를 2000원대에 판매했다. 롯데마트도 치즈앤도우의 ‘오리지널피자’를 엘포인트 회원 대상 5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해 9000원대에 판매 중이며, 이마트는 매장에서 직접 만든 소시지 피자 한 판을 5000원대에 판매했다.

 

서울역 롯데마트에 진열된 가성비 중식 행사 품목. 이날 준비된 한통 가득 탕수육은 오전에 모두 소진됐다. (사진=김수찬 기자)
 

‘탕수육’까지 가세…고삐 풀렸나?



대형마트 업계는 치킨과 피자에서 그치지 않았다. 탕수육을 비롯한 중식까지 반값 식품으로 내놓으며, 품목을 더 넓혀가고 있다.

최근 롯데마트는 ‘가성비 중식’ 행사를 진행하며, 탕수육을 첫 번째 가성비 중식 품목으로 결정했다. 지난 1일부터 선보인 ‘한통가득 탕수육’은 출시 초기 7000원대에 판매를 시작해 현재는 9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KAMIS)에서 발간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외식업 경기분석(22년 3월)’을 보면 2022년 3월 기준 전국 탕수육 판매가격의 평균은 1만 5690원이다. 정확히 절반 가격인 셈.

양도 650g 내외로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대’ 사이즈(450g~550g)보다 많다. 한통가득 탕수육의 소스는 롯데마트 푸드이노베이션센터(FIC)의 중식 셰프와 상품기획자(MD)가 직접 개발했다. 해당 소스는 40g 내외의 2통을 별도로 포장해 제공해 ‘찍먹’과 ‘부먹’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반값 탕수육의 돌풍 역시 대단했다. 마트가 오픈되자마자 소비자들은 줄을 서서 구입하기 시작했고, 바로 품절 사태로 이어졌다. 롯데마트는 하루 판매 수량이나 1인당 구매 수량 제한 없이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자 1인당 1개, 하루 50개로 수량을 제한했다.

또한, 탕수육 외에 새우볶음밥, 유린기, 크림새우, 깐쇼새우 등을 구비하면서 중식 선택의 폭을 넓혔다.

롯데마트는 반응을 살핀 뒤 추가 메뉴를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마트 측은 “반값 메뉴 개발이 수시로 진행되고 있다”며 “중식의 대중성에 주목해 지속적으로 ‘가성비 중식’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판매 중인 한통치킨. (사진=김수찬 기자)
 

‘반값’ 반갑지만… 소상공인은 ‘죽을 맛’



대형마트가 반값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재료값을 비롯해서 고정비인 임대료, 인건비, 기타 비용 등을 상대적으로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유리한 위치에 있어서 저렴한 가격에 내놔도 마진이 남는다는 것.

소비자는 이러한 대형마트의 반값 경쟁이 반갑기만 하다. 높은 물가에 지갑이 얇아진 상황에서 ‘할인 경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발생할 정도로 외식 물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비슷한 맛과 양이라면 저렴한 가격대의 상품을 고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프랜차이즈 업계와 소상공인들은 대형마트의 반값 식품이 달갑지 않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원재료와 레시피, 조리 노하우 등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으므로 가격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선을 긋는가 하면, ‘대형마트 식품은 다른 상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미끼상품’이라고 비판했다.

한 자영업자는 CNB뉴스에 “대형마트의 경우 (반값 식품이) 판매 품목 중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프랜차이즈 업소는 그게 전부라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CNB뉴스=김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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