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또 다른 학교, 함께 지킵시다

전제형 기자 2022.01.13 10:55:44

‘일하는학교’에 따르면, 현재 경기 성남시 일대의 ‘학교 밖’ 청년들은 연간 1500여 명에 달한다. 학교는 이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로를 고민하며 직업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대안학교로 기능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일하는학교)

‘일하는학교’는 지난 2013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일대에 청년의 일과 자립을 돕기 위해 청년과 조합원이 뜻을 모아 설립한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현재 상근직원 7명이 조합에 등록된 청년 약 80여 명을 대상으로 학교 밖 청소년 직업교육 ‘길찾기학교’, 비진학청년 ‘인턴십 프로젝트’, 위기청년 맞춤형 취업지원사업 ‘진로학교 꽃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 대부분은 성인이 됐지만 취업·자립의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로 중·고교 중퇴, 빈곤·위기가정 등 형편으로 인해 애초 대학 진학을 포기했거나 가족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빈곤 환경 속 별다른 지원 없이 생계형 아르바이트로 살아오거나 일정한 교육 수준이 뒷받침되지 않아 직업 세계에 진입하기 어려운 공통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일하는학교 측은 청년들 가운데 최소한 집이 있는 상태에서 부모와 함께 살며 지원·지지를 받는 식의 일반적인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을 시 굉장히 고립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하는학교는 청년들에게 ‘카페 바리스타’ ‘공예·목공’ ‘디자인’ ‘아동보육’ ‘사회복지’ 등 다양한 진로 분야에서 직업적 소양과 기술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내 진로 방향에 대한 확신을 갖도록 돕는 ‘진로길잡이’, 경험해보고 싶은 일을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시작점’, 무엇이든 함께 의논하고 해결해나가는 ‘비빌언덕’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청년들은 해당 프로그램들을 통해 여러 가지 직업 분야 경험해보기, 직접 일해보며 자신감 얻기, 대학 진학·직업훈련·자격증 취득 등에 도전, 건강한 사회인·직업인으로 자립하게 된다. 또 혼자만의 힘으로 자립해가는 게 힘든 일이며, 해내면 대단한 일이지만 못한다고 해서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하지만 열악한 조합 운영환경으로 인해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제때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잦다.

불안정한 지원금 마련체계는 상근교사들의 근무 지속성을 악화시킨다. 이와 함께 추가적인 인력 고용이 미미해 업무효율저하를 일으키며, 작고 노후한 교육시설의 환경개선을 어렵게 한다.

이에 보다 많은 개인, 단체, 기업 등의 후원·지원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활성화되지 못한 채 중단된 여러 활동 또는 계획들이 되살아나게 된다면 제도권 내의 학교에 가지 않은 많은 청년들이 또 다른 의미의 학교에서 내일을 준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