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한 번 더 기회” 읍소 vs 이재명 “악어의 눈물”

한 “정부‧여당 부족한 것 인정” 시인하기도…이 “참패 얘기는 엄살”

심원섭 기자 2024.04.01 11:33:01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오리역광장에서 분당을 김은혜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수도권 출마자들은 총선을 열흘 남긴 31일 ‘황상무·이종섭’ 악재 해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몸을 바짝 낮추고 “반성한다,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으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악어의 눈물에 속으면 안 된다. 절대 넘어가지 말자”고 표심 단속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한 방송 연설에서 “염치없는 줄 알면서도 고개 숙여 국민께 호소드린다. 딱 한 번만 더 저희를 믿어달라”고 자세를 낮춘 데 이어 첫 주말을 맞아 경기 성남 분당과 용인 등에서 수도권 집중 유세에 나서서 “여러분이 국민의힘과 정부에 부족한 게 있다, 저도 인정한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그런데 제가 바꾸고 있지 않나. 제가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며 “야권의 말도 안 되는 개헌을 막기 위해 국민의힘을 선택해달라”고 ‘대국민 호소’했으나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당시 황교안 대표가 이끈 미래통합당도 지지율 열세를 만회하고자 ‘큰절 유세’로 읍소 전략을 구사했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이날 국민의힘 수도권 후보들도 몸을 바짝 낮췄다. 한 위원장과 함께 유세에 나선 김은혜 경기 성남분당을 후보는 “국민의힘이 반성한다. 우리가 무기력했고, 국민에게 어깨를 내어드리지 못했다”며 “이제 정신 차리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이날 자신의 SNS에 “한참 많이 부족했다. 국민의 실망과 질타를 적극적으로 정부에 전달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면서 “국민께 최소한의 힘만이라도 허락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인천 동·미추홀 윤상현 후보도 “우리가 부족했다. 국민 여러분께 엎드려 용서를 구한다”며 “민심을 따르는 당을 만들겠다. 대통령도 민심을 따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당사 기자회견을 통해“우리는 잘못을 많이 했다. 정부도 절대로 잘한 것 아니다”라며 “저를 비롯해 모두가 낮은 자세로 개인의 이익을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도 성명을 내고 “지난 2년간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국민의힘 일원으로서 현 상황의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며 “개헌저지선을 지켜달라. 최소한의 국정 동력을 확보해달라”고 호소했다.

뿐만아니라 경남 김해을에 출마한 3선의 조해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 것이지만 아직 살길이 있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 꿇는 것”이라면서 “윤 대통령은 국민을 실망시킨 것, 국민을 분노하게 한 것을 사과해야 하며, 당을 분열시킨 것에 대해서도 당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총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후보 중 처음으로 윤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어 조 의원은 “대통령실과 내각은 즉각 총사퇴해 대통령에게 국정 쇄신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만약 총선에서 지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모두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본다. 그때 하는 것은 의미 없고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인천계양을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계양구 서운동성당 앞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민주당 이 대표는 이날 개인 유튜브 방송에서 “국민의힘과 정부가 읍소작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참패할 것 같다’는 이런 소리도 다 엄살”이라고 말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이어 이 대표는 “예언을 하나 하자면 이 사람들이 분명 단체로 몰려나와 ‘잘못했다, 반성한다’ 면서 큰절하고 그럴 것이지만 지금까지 수없이 ‘반성한다, 잘못했다’고 말하면서도 한번도 바꾼 적이 없다”면서 “(이는) 또 다른 대국민 사기 행위다. 정말 악어의 눈물, 이번에 속으면 안 된다”도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종섭 전 호주대사와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사의표명 사례도 언급하면서 “분명 눈물 흘리며 읍소할 것이다. ‘잘못했다, 한번만 기회달라’(고 말하는) 그 사람들을 보면 정말 자존심도 없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 대표는 “부패하거나 이런 것까지 나쁜 짓이기는 한데 그렇다 쳐도 국민들에게 대놓고 기만행위 정말 못된 나쁜 짓”이라며 “지금도 분명 시점을 노리고 있을 것이다. 속으면 안된다. 정말로 다급한 건 우리(민주당)”라고도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 이천시 지원유세에서 “(이재명 대표는) 오늘 우리가 눈물 흘리는 걸 악어의 눈물이라고 한다‘면서 ”그 말에 정말 어울리는 사람은 이 대표 아니냐. 그분이 달고 있는 범죄혐의 하나하나만 생각해봐. 우리가 너무 빨리 잊었다“고 맞섰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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