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회 세종 완전 이전’ 승부수…판세 뒤집을 수 있을까?

대통령실 “尹공약으로 속도낼 것”…野, 환영하면서도 경계

심원섭 기자 2024.03.28 13:25:50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 공약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내놓은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은 중원 충청권과 서울 한강벨트 표심을 동시에 공략해보겠다는 ‘회심의 승부수’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위원장은 4·10 총선을 불과 2주 앞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고, 국회의사당을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여의도와 그 주변 등 서울의 개발 제한을 풀어서 서울의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분절된 국회가 아닌 완전한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해 세종을 정치 행정의 수도로 완성하고 기존의 국회 공간은 문화·금융의 중심으로 바꿔서 동료 시민들에게 돌려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 위원장은 “저희가 약속드리는 국회의 완전한 세종 이전은 전부 다 이전하자는 것으로 이미 세종에 부지는 준비돼 있고, 공사도 예정돼 있다”며 “완전한 국회의 세종 이전은 행정 비효율의 해소, 국가균형발전 촉진,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고 세종시를 미국의 워싱턴 DC처럼 진정한 정치 행정의 수도로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한 위원장은 “4월 10일은 여의도 정치를 끝내는 날, 미래 정치를 시작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서울은 개발 규제 개혁으로 금융·문화 중심의 메가시티가 되도록 적극 개발할 것이며,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그 부지는 서울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서울시와 협의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한 위원장은 “서울 국회, 서여의도는 국회에서 반대하고 국회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만으로 거의 반세기 동안 75m 고도 제한에 묶여 있었다”며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옮기고 이런 권위주의 규제를 모두 풀어서 재개발을 통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위원장의 이러한 공약은 4·10 총선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역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과 수도권 선거의 요충지인 한강벨트를 축으로 총선 판세에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해보겠다는 승부수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용산 대통령실도 한 위원장의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국회 세종의사당 개원을 공약했다”며 우회적으로 지원 사격을 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2021년 7월 대전·충청지역 언론인과의 간담회에서 ‘의회와 행정부처가 지근거리에 있어야 의회주의가 구현되고 행정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고 상기시키면서 “대통령실은 대선 공약인 대통령 제2집무실 세종시 설치에 속도를 내줄 것을 관계부처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등 야권은 27일 한 위원장의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을 공약한 데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방법론에는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청주에서 가진 현장 기자회견에서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은 이미 여야가 지난 대선 때 모두 공약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약속 말고 집행 권력을 갖고 있는 여당이 하루빨리 해치우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는 “여당이 협조적이지 않을 때 관련 법안을 민주당 중심으로 통과시키기도 한 바 있어 국민의힘이 ’정말 진지하게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면서 “선거에 이기면 하겠다는 것은 국민기망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핵심 관계자는 28일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행정수도 이전을 논의한 이후 꾸준히 추진했으나 그동안 국민의힘이 논의에 소극적이거나 지연하는 태도를 취했다”면서 “늦었지만 한 위원장이 민주당 입장 쪽으로 선회한 것에 대해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얼마든지, 언제든지 당장이라도 논의할 수 있다. 여야 합의가 있으면 헌법적 문제 제기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환영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빨리 합의해서 노무현 정부 시절에 추진하다 무산된 수도 이전도 해야 한다”고 한 위원장의 제안에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개인적 소신으론 대법원, 대검찰청, 감사원, 헌법재판소 등도 서울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각종 사법·사정 관련 기관도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권 소식에 정통한 한 정치학자는 통화에서 “국회의세종시 이전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부터 민주당이 적극 추진했으나 국민의힘이 결사반대했던 이슈인데, 쌩뚱맞게 지금 와서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서울과 수도권에서 좋아할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학자는 “총선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의도 정치 종식이라는 카드는 좋은 이미지는 줄 수 있겠지만 선거 판세를 흔들 수 있는 이슈는 아니다. 약하다”면서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은 주지는 않겠지만 세종시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 같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세종시를 포함한 충청도 표심을 노리고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