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핫] 재벌총수에 펭수까지... 또 '백종원 호통치기' 국감되나

155명 초선의원들 데뷔전...‘이벤트 국감’ 재연 조짐

심원섭 기자 2020.09.29 10:10:54

국회 국정감사장에 (왼쪽부터)백종원 대표, 펭수, 이근 대위 등 유명인들이 증인으로 설지 주목된다. 이를 두고 ‘이벤트 국감’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10월 7일부터 시작하는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펭수, 이근 대위, 백종원 등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인물들이 증인으로 거론되면서 자칫 국감장이 화제성에만 치우치는 ‘이벤트 국감’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의 신청으로 펭수 캐릭터 연기자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국감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독특하고 건방진 콘셉트가 핵심인 펭수 캐릭터의 특성상 국감장이 이벤트화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황보 의원은 “펭수는 참고인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해명했으나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펭수를 위한다면 정치적으로 이용할 게 아니라 법안을 발의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철회하라”는 등의 비판글이 이어지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이 군사법원 국감 증인으로 유튜브 방송 ‘가짜 사나이’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근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예비역 대위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측은 군사법원 국감의 취지와 맞지 않고 국감을 희화화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국감이 장난이냐”라는 비판과 “인기만 있는 게 아니라 전문가인데 국감이 웃음거리 된다는 건 뭐냐”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지난 2018년에 ‘골목상권 해법’을 듣겠다는 취지로 참고인으로 채택돼 국감장에 선바 있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또 한번 참고인으로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교육위원회 국감에서는 ‘랍스터 급식’으로 화제를 모은 전 세경고 영양사 김민지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급식 예산의 효율적 활용과 메뉴 개발 등을 묻기로 했다가 철회됐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비롯해 추 장관의 아들 서모씨, 당직사병 현모씨 등을 추 장관 아들 휴가 의혹과 관련해 10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이 추 장관 의혹에 대해 불기소(무혐의) 결정을 내린만큼 증인 채택이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마린온 사고와 관련해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증인 명단에 올랐으나, 민주당이 야당측의 증인 채택을 일절 거부하면서 아직 국감 일정 합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국민의힘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증인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주당은 ‘증인이 없는 국감’을 진행하자며 맞서고 있다.

농해수위에서는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를 한꺼번에 증인으로 신청했다가 여야 합의로 각 그룹 부사장·전무 등으로 급을 낮추기로 했다.

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국세청 증인으로 불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의원들의 튀기 위한 노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스타 캐스팅이 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이색 소품을 동원하는 경우도 많았다.

 

2014년 김용남(초선)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괴물쥐 뉴트리아를, 2018년 김진태(재선) 의원은 벵갈고양이를 국감장에 들고 나와 ‘동물학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2018년 김수민(초선·비례) 전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복을, 이동섭(초선·비례) 전 국민의당 의원은 태권도복을 입고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여야 불구하고 의원들이 ‘이색 증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제한된 시간 안에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21대 국회에는 첫 국감을 데뷔 무대로 삼아야 할 초선의원이 무려 155명이나 된다. 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데뷔전을 펼칠지 주목된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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