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안 소설가가 프란츠 카프카 서거 100주년에 에세이를 발표했다.
8일 문학계에 의하면 최유안 소설가가 체코 프라하를 직접 탐방하고 집필한 에세이 ‘카프카의 프라하’를 소전서가에서 출간했다. 사진은 순수미술을 전공한 최다니엘이 맡아, 프란츠 카프카가 살았던 프라하의 모습을 책에 담았다. 올해는 프란츠 카프카 작가가 서거한지 100주년 되는 해이다.
‘카프카의 프라하’는 소전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출판사 소전서가의 작가와 함께하는 도시 산책 시리즈이다. 어느 날 벌레로 변한 장남을 다룬 중편 ‘변신’, 성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지만 겉돌게 되는 남자를 다룬 장편 ‘성’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의 생애, 그가 거주했던 건물, 자주 방문했던 카페 등을 소개하고 있다.
프라하 산책을 중심으로 N잡러 카프카, 애인들, 가족, 친구, 카프카의 작업실들로 챕터를 나눠 그의 흔적을 찾아간다. 법대를 졸업하고 법률 공무원으로 일하며 소설을 썼던 카프카의 인생,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촬영지로도 유명한 아름다운 도시 모습 사진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소설가이자 법률 행정 공무원이었던 프란츠 카프카는 1883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속해 있던 보헤미아 왕국, 현재 체코의 수도인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유대인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나 독일계 인문 중고등학교인 김나지움을 졸업했다. 독일계 대학인 카를 페르디난트대에서 화학을 공부하다가 법학으로 전공을 바꾸었다.
프란츠 카프카는 법학 박사학위를 받고, 보헤미아왕국 노동자재해보험공사에서 14년 동안 직장 생활을 했다. 직장에서 일하고 소설을 집필하며 연인, 친구, 가족들과 유대인 인권이 보호받지 못하던 시대를 살다가 폐결핵으로 1924년 오스트리아 빈 근교의 요양소에서 운명을 달리했다. 그의 여동생 3명은 유대인 수용소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생전에는 소설가로 큰 빛을 보지 못했다. 생전에 문학상을 한 번도 받지 못했고, 친구인 막스 브로트에게 자신의 원고를 불태워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막스 브로트가 유언을 어기고 그의 작품들을 발표했고, 현재는 체코와 세계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카프카의 프라하’에는 6개의 지도와 56장의 사진이 실려 있다. 이 책을 들고 체코 프라하로 떠나서 문학 여행을 하기에 적합해 보인다. 2페이지 정도의 아주 짧은 분량의 소설인 ‘변호사’ ‘시골의 결혼 준비’ ‘나무들’ ‘공동체’ ‘큰 소음’ 등도 실려 있다.
‘카프카의 프라하’에는 카프카가 자주 찾았던 1902년에 문을 연 카페 루브르도 다루고 있다. 당시 카렐대학에서 일했던 상대성 이론을 만든 알버트 아인슈타인 박사의 단골집으로, 동시대를 살았던 카프카와 아인슈타인이 만났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최유안 소설가는 1984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전남대에서 독어독문학을 공부했다. 독일 예나대, 서울대 국제대학원, 연세대에서 유럽 지역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으로 일했다. 현재는 전남대 독문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최유안 소설가는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내가 만든 사례에 대하여’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대산창작기금 소설 수혜자로 젊은 동료 작가들과 앤솔로지 ‘집 짓는 사람’을 발표하며 작가로 활동했다. 이후에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 이야기인 ‘백 오피스’, 통일을 이룬 독일에서 사망한 탈북자 여성을 다룬 ‘새벽의 그림자’, 일하는 여성에 대한 연작소설 ‘먼 빛들’, 단편집 ‘보통 맛’ 등을 발표했다. ‘새벽의 그림자’로 노근리평화상 소설 부문을 수상하고, 대산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최유안 소설가는 CNB뉴스에 “프란츠 카프카는 체코 프라하에서 성장하고 살다가 죽었는데 이번 산문집을 위해 현지 취재를 하고 그의 일기, 편지, 산문 등 많은 자료를 참조했다”며 “카프카와 직접 대화를 나누는 느낌의 글을 쓰고 짧은 소설들을 번역해서 사진과 함께 담았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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