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지난 2016년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된 후 응급실 인력과 기능을 지속적으로 보강한 결과 응급진료 환자 수가 증가하고 중증환자 비율이 1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응급실에는 현재 의사 4명과 간호사 14명이 소속돼 있고 보건직, 행정직 등 수십 명이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의사 1명은 추가로 채용 공고 중이나 채용에 난항을 겪고 있어 진료과 과장들이 돌아가면서 당직 근무를 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응급실 진료 환자를 월별로 분석해보면 지속적으로 환자수가 증가했으며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6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응급실에 내원하는 중증환자 비율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최근 6개월 간 KTAS 중증도 기준 Level1부터 Level3까지 심각한 상태의 중증 환자의 비율이 40%에서 60%대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중증환자 비율이 약 64%를 기록해 응급실 내원 환자 상당수가 생명을 위협받는 중증질환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장 관내 이송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송시간과 이송거리도 줄어들었다. 심폐정지환자 관내 의료기관 이송비율은 시군구 평균인 58.6%를 훌쩍 뛰어넘어 79.4%였으며 중증응급환자의 병원 도착까지 소요시간은 13분으로 시군구 평균보다 약 3~5분 단축됐다. 이송거리 또한 10.5km로 3~4km 정도 단축됐다.
안타까운 점은 골든타임 사수가 더욱 중요한 심뇌혈관 응급 의심환자의 관내 의료기관 이송 비율과 소요시간, 이송거리는 아직 타 시군구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점은 올해 의학원에 심뇌혈관센터 구축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크게 늘어났지만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는 진료 수입이 늘어나는 만큼 의료원가가 계속 증가하기 때문인데 주 원인은 인건비 상승이다. 공공의료의 특성상 응급실 의사 인건비가 타병원보다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의사와 간호사, 보건직, 행정직 등 수십 명이 24시간 근무하는 체계이다 보니 인건비 비중이 높다. 전국적으로 응급실과 같은 필수진료에 근무하고자 하는 의사의 구인이 어려워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의학원 응급실은 적자 보전을 위해 정부로부터 응급의료 취약 지원금을 지원받았으나 지난 2019년부터 취약지 제외로 인해 보조금이 끊겨 위기를 겪었다. 이후 부산시와 기장군이 지역민의 응급 의료 지원을 위해 시비와 군비를 지원함으로써 적자의 일부를 보전하고 있다. 특히 기장군은 전체 예산의 90%를 지원하고 있으며 의학원을 포함한 기장군의 응급실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이창훈 의학원장은 “경제성과 수익성 면에서 보면 응급실 기능을 유지할 수 없지만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의료는 보편적 복지로서의 기능을 사수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단 한 분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군과 시, 의료기관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대형병원이 있는 도심으로 이사하지 않아도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장군을 만들기 위해 공공의료로서 방법을 찾고 사명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