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윤기자 | 2023.10.24 11:02:52
경상국립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원예과학부 박사과정 이준성 씨는 생명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해 공동 유전자 발현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핵심 유전자의 발굴 분석 기법을 개발했다.
이는 식물이 다양한 환경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빅데이터 기반 유전자의 변화를 통해 확인하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포함한 다양한 환경에서 생육 가능한 품종을 육성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상국립대 박사과정 이준성 씨는 가지과 작물인 고추를 대상으로 다양한 환경 스트레스와 이에 대응하는 상호작용을 연구해 방대한 전사체 빅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토대로 대표적인 내병성 유전자 그룹 'NLR(Nucleotide binding and Leucine-rich Repeats) 단백질 유전자'를 기준으로 복합 발현 네트워크를 분석했다.
주요 조미채소의 하나인 고추는 채소 작물 가운데 세계적 교역량이 2위에 달하지만, 기후 온난화 등으로 인해 해마다 고추 역병, 식물 바이러스, 박테리아에 의한 피해를 보고 있으며, 고온, 저온, 염, 건조 스트레스와 같은 비생물학적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기후 위기로 인한 환경 스트레스의 급격한 변화와 증가로 인해 세계적으로 생산량 감소와 품질 저하를 포함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알엔에이 시퀀싱(RNA-seq) 기법을 통한 전사체 분석은 다양하고 복잡한 환경 및 조건에서 발현되는 유전자 전체와 전사체를 확보함으로써 대량의 유전자 기능 분석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전사체 데이터 생성 이후 방대한 데이터 분석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아직은 다양한 환경 스트레스에 대응한 대량의 전사체를 동시에 분석하고 핵심 유전인자의 기능을 규명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준성 씨는 고추 전사체 정보를 기반으로 저항성 핵심 인자를 발굴하는 분석 방법을 제시해냈다. 이로써 생물학적/비생물학적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유전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네트워크 내 저항성 유전자 온톨로지와 저항성 유전자로 알려진 NLR 유전자들을 확인했다. 이는 각 스트레스에 강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돼 이준성 씨가 제안한 분석 방법이 핵심 인자의 발굴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했다.
분석 방법의 검증을 위해 사용한 데이터는 비생물학적 스트레스, 생물학적 스트레스와 대표적인 식물 호르몬 등 14종류의 환경 스트레스이다. 이준성 씨는 이에 대한 작물 반응을 총 737.3Gb(인간 지놈 크기의 250배)의 전사체 빅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했다.
이후 14개 스트레스를 중심으로 개별 네트워크 및 통합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해 후보 유전자들을 선발했다. 후보 유전자들에는 다양한 형질 관련 유전자들이 확인됐다. 그 중 대표적인 식물 병저항성 단백질로 알려진 NLR 유전자들이 통합 네트워크상에서 환경 스트레스 대응 핵심 저항성 및 내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분석돼 이 연구 방법이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이 연구 결과는 빅데이터 전문 국제 과학저널인 '사이언티픽 데이터(Scientific Data)' (5yr IF 10.8) 10월 1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논문 제목은 '고추의 환경 스트레스 RNA-seq 데이터 세트 기반 핵심인자 선발을 위한 공동 발현 네트워크 구축(Global co-expression network for key factor selection on environmental stress RNA-seq dataset in Capsicum annuum)'이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연구사업과 BK21 Four 농생명공학글로컬인재교육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한편, 염선인 교수는 국제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한 토마토('네이처(Nature)')와 국내 연구진들로 구성된 고추 유전체 분석('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핵심 연구진으로 참여해 유전체 분석 방법을 축적함으로써 국내 유전체 분석 기술 수준을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후 변화 대응 원예작물을 개발하기 위해 빅데이터 생명정보 활용 연구를 통한 디지털 육종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