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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키아프(KIAF) 프리즈(FRIEZE) 공동개최 2년..."이제 허니문은 끝났다"

"한국화랑협회 주최라는 한계 뛰어넘어야...황달성 회장 연임 1표차 의미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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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23.09.15 11:15:45

CNB뉴스 김진부 기자

작년 한국화랑협회(회장 황달성)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박수를 보낸다. 작년에 키아프(KIAF)가 영국 프리즈(FRIEZE)와 대한민국 서울에서 5년간 공동개최하기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키아프로서는 아시아 시장과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큰 기회를 얻은 것이다.

세계 최고의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서울에 입성함에 따라 미술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도 환호했다. 굳이 영국 런던에 가지 않아도 세계 최고의 갤러리들을 만날 수 있고, 최고의 미술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만큼 대한민국 미술시장의 눈높이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프리즈와의 5년 동행 계약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미술시장의 큰 기회임에 틀림없다.

두번째 키아프서울과 프리즈서울 자체 평가는?

두번째 키아프서울과 프리즈서울 공동 개최는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따라서 키아프 입장에서 작년 아트페어는 축제 분위기였어도, 올해 두번째도 그래서는 안된다. 그러면 키아프서울과 프리즈서울은 자체 평가를 어떻게 내렸을까?

 

(맨좌측)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과 (맨우측) 프리즈 CEO 사이먼 폭스, 오세훈 서울시장 등 내빈들이 제2회  키아프서울과 프리즈서울 개막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키아프서울)

먼저 키아프서울은 "VIP 오프닝과 일반 입장을 포함해 5일간 총 8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맞이했다. 이는 누적 방문 기록을 제외한 실제 방문객 수로 집계한 것으로, 작년 대비 약 15% 증가한 수치"라고 발표했다.

또한 "국내를 대표하는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Kiaf SEOUL에는 총 20개국 210개 갤러리가 참가하였다. 작년 17개국 164개 갤러리가 참여했던 것과 비교하여 더욱 다채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라고 평가했다.

키아프서을의 자체 평가는 8만명으로 15% 증가한 방문객 증가와 164개에서 210개로 늘린 참여 갤러리 증가 등 양적인 증가가 대체로 평가의 핵심이다.

프리즈서울은 "제2회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유럽 및 미국 그리고 아시아 전역에서 관람객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공적인 매출을 기록하며 9월 9일 토요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라며 "전세계 주요 갤러리와 더불어 한국과 아시아 전역에서 유수의 갤러리들이 참여했다. 나흘에 걸친 행사 기간 동안 기관 및 주요 컬렉터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총 36개 국가에서 참가자들이 발걸음을 했다. 행사 기간 동안 프리즈 서울을 방문한 참가자들의 수는 70000명을 상회한다."라고 평가했다.

프리즈서울의 자체 평가는 성공적인 매출과 전세계 주요 갤러리와 컬렉터 참여 등 절적인 평가에 주로 방점을 찍고 있다. 방문객수는 7만명 상회로 언급했다.

키아프서울, 이젠 냉정한 평가를 내려야 하는 이유?

프리즈와의 5년 계약은 너무나도 훌륭한 한국화랑협회의 업적이지만, 이제 5년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별개 문제다. 따라서 냉정하게 올해 두번째 공동개최를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공룡 아트페어인 영국 프리즈는 스위스 아트바젤과 함께 세계 미술 시장 석권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좌측부터) 영국 프리즈 CEO 사이먼 폭스와 프리즈 서울 디렉터 페트릭 리가 7일 코엑스에 마련된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일어나고 있다. (사진= 김진부 기자)

프리즈서울에 따르면 "프리즈서울은 프리즈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개최한 페어이자 세계적으로는 프리즈 로스앤젤레스(Frieze Los Angeles),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 프리즈 뉴욕(Frieze New York),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에 이어 다섯 번째"라며 "프리즈 페어는 모두 미술계의 핵심적인 행사로 자리잡았다. 프리즈는 2023년 7월 아모리쇼(Armory Show)와 엑스포 시카고(Expo Chicago)를 인수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프리즈는 이미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확장하면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대한민국 서울에 입성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유럽을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는 아트바젤은 스위스 바젤, 미국 마이애미 비치 아트바젤, 프랑스 파리+ 파 아트바젤, 홍콩 아트바젤을 개최하고 있다. 아트바젤의 아시아시장 교두보는 홍콩이다.

이러한 세계 시장을 감안한다면 프리즈와 공동개최하고 있는 키아프의 고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키아프 입장에서 프리즈와의 공동개최는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하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이자 또 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키아프, 홀로 우뚝 설 수 있어야 한다
한국화랑협회, 키아프 페러다임의 전환 이뤄야


아트페어 기간 프리즈서울이 열리는 코엑스 3층 전시장 출입구 앞에서 직원들이 관람객들에게 많이 하는 말은 "키아프 갔다 오셨나요?"였다. 일반 관람객들이 프리즈서울에 관심이 많은 나머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일 티켓(8만원)을 구매하고도 키아프를 들르지 않고 바로 3층 프리즈서울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상상할 수 있듯이 일반 관람객들이 8만원이라는 비싼(?) 입장료를 내고도 코엑스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에 온 이유가 키아프를 보기 위해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만약 키아프서울과 프리즈서울 티켓을 따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면, 확연하게 관람객 수 차이가 나지 않았을까 우려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현재 8만명이라는 숫자가 큰 의미가 있으려면, 키아프가 홀로 설 수 있는 질적인 발전을 지금부터 이뤄나가야 한다. 키아프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 몇가지 생각해 볼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한국화랑협회, 키아프 페러다임 전환해야

프리즈(FRIEZE)는 영국에서 발간되는 현대미술 전문잡지(FRIZE)의 발행인 어맨드 샤프와 매튜 슬로토버가 2000년 창설한 아트페어다. 따라서 갤러리를 엄선하는데 제약이 따르지 않는다. 상업성과 실험성을 동시에 선보이면서 차별화된 아트페어를 개최해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라섰다.

아트바젤(ARTBAZEL)은 1970년 스위스 바젤에서 활동하는 화상, 에른스트 바이엘러와 트루디 브루크너, 발츠 힐트 주도로 시작됐다. 40회를 맞이한 2009년 세계적인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에게 연출을 맡기기도 했다.

 

2023년도 제2회 키아프서울 전시장 모습 (사진= 키아프)

하지만 키아프(KIAF)는 한국화랑협회(회장 황달성)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토종 아트페어다. 아직 글로벌한 입지를 굳히지 못한 상태다. 키아프가 아트바젤 홍콩을 넘어서려면, 또 프리즈서울과 공동개최를 하면서 글로벌하게 커 나가려면, 화랑협회 주최라는 한계를 벗아날 필요가 있다.

2. 화랑협회장 연임 1표차가 의미하는 것은?

한국화랑협회는 지난 2월 23일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정기총회를 갖고 금산갤러리 대표인 황달성 회장 연임을 결정했다. 후보로 나온 갤러리현대 대표 도형태 협회 부회장은 1표 차로 낙선했다.

키아프를 만들고, 프리즈와 공동개최를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한 전임회장 황달성 금산갤러리 대표의 업적은 참으로 대단하다. 한국화랑협회 입장에서 너무나 훌륭한 일을 해낸 인물이다.

그러나 황달성 회장 연임으로 프리즈 5년 동거의 성패, 대한민국 미술시장의 발전도 황 회장의 어깨에 무겁게 얹히게 됐다. 따라서 황 회장은 연임 결정 1표차가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3. 글로벌 프리즈는 120개, 키아프는 210개

이번 두번째로 열린 일명 키아프리즈(키아프+프리즈)서울은 공동개최였고, 티켓도 공동으로 판매했지만 전시장의 모습은 많이 달랐다. "다양성"을 내세운 키아프의 전시장은 동선이나 조명 등에서 관람객을 압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참여 갤러리 숫자를 늘린 것은 자연스럽게 아트페어 질의 문제를 떠올리게 했다.

 

키아프 국제갤러리 하종현 작가의 작품을 관람객들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 김진부 기자)

반면에 다국적 글로벌 아트페어인 프리즈서울은 갤러리 수를 10여개 늘린 정도다. 그것도 한국, 일본, 중국의 갤러리 비중을 늘리면서 아시아 석권을 하기 위한 전략을 펼쳤다. 아트페어의 질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시아 시장에 맞춘 작품들로 세심하게 계획했다.

화랑협회가 주최하는 아트페어의 한계는 화랑 즉 갤러리 선별이 쉽지 않다는 거다. 게다가 2년에 한번씩 선출되는 화랑협회 회장이 키아프 참여 갤러리 선정을 하게 되면 당연히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키아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7일 기자간담회에서 프리즈 CEO 사이먼 폭스에게 "5년 계약이 끝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자, "키아프와 공동개최 즉 협력관계인 파트너십을 '장기적인 결혼'으로 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제 허니문은 끝났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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