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숨 소설가가 새 장편을 발표했다.
11일 문학계에 의하면 중견 작가인 김숨 소설가가 새로운 장편소설 ‘잃어버린 사람’을 모요사에서 출간했다. 우리나라 주요 문학상을 석권한 김숨 소설가의 11번째 장편이다.
‘잃어버린 사람’은 1947년 9월 16일 하루 동안 부산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일본의 식민지배에서 해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1947년 항구 부산의 인물들을 생생하게 표현함으로써, 동아시아와 세계 근현대사의 슬픔이 개인에게 어떻게 투영되는지를 탐구한 것으로 보인다.
출판사 측에 의하면 당시 부산은 뜨내기들의 천국이었는데, 식민의 경험이 남긴 상흔이 낙인처럼 찍힌 사람들의 몸과 마음, 고통, 신음에 주목했다. 중국을 떠돌다가 돌아왔지만 부모와 형제가 한 명도 없는 이,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다가 간신히 살아남아 돌아온 이,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얼굴이 문드러진 사람, 원자폭탄으로 죽은 아내의 시신을 등에 업고 걷는 남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조선인 남편을 두었지만 헤매는 일본인 여자, 고아가 되어 구걸하는 아이들 등이 등장한다.
김숨 작가는 그동안 여성의 시선에서 역사와 노동의 문제에 집중해왔다. ‘떠도는 땅’은 옛 소련의 조선인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당시 여성의 목소리에 주목했다. 이 작품으로 동인문학상, 김정한문학상, 김현문학패 등 3개의 문학상을 받았다. ‘L의 운동화’는 6·10 민주화 항쟁의 도화선이 된 연세대 재학생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를 복원하는 과정을 다룬 소설이다. ‘제비심장’에서는 조선소 노동자, ‘듣기 시간’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아이와 칼’에서는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에 납치된 소수민족 소년의 문제를 다뤘다.
김숨 소설가는 1974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1998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단편집 ‘간과 쓸개’ ‘국수’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장편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 ‘듣기 시간’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제비심장’ ‘철’ ‘떠도는 땅’ ‘L의 운동화’, 그림책 ‘아이와 칼’ 등을 발표했다. 김현문학패, 동리문학상,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요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등 국내 주요 문학상을 두루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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