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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 코엑스에서 ‘인간’ 주제로 열려...앞으로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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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민기자 |  2023.06.23 10:50:03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서울국제도서전 모습. (사진=손정민 기자)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이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23일 출판계에 의하면 2023 서울국제도서전이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비인간, 인간을 넘어 인간으로 NONHUMAN’을 주제로 지난 14~18일 진행됐다.

서울국제도서전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이 후원하는 행사다. 주최 측에 의하면 올해 도서전에 36개국에서 530개사가 참여했고, 200명의 강연자가 약 170개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관람객은 전년보다 30% 증가한 약 13만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영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참석했다. 서울국제도서전에 대통령 영부인이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14일 개막식을 찾은 김건희 여사는 “문화의 힘은 위대하고 책의 힘은 그 위대함의 바탕이 되어 준다”며, “세계가 독특한 한국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우리 도서에 주목하고 있어서 더 많이 알려지고 세계 출판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저 역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올해 도서전 주빈국으로 참가한 아랍에미리트(UAE)의 7개 토호국 중 하나인 샤르자에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양국의 출판 교류 협력, 문화 예술과 경제 협력 등 우정이 더욱 깊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2023 서울국제도서전 모습들. (사진=손정민 기자)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는 문학동네, 민음사, 아작 등 문학 출판사들뿐만 아니라, 일본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부스도 차려졌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전시와 신간 발표 도서인 ‘여름, 첫 책’, 리커버 도서인 ‘다시, 이 책’도 살펴볼 수 있었다. 일러스트레이터스 룸으로 삽화를 조명하는 전시도 이뤄졌다.

주빈국인 샤르자는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되기도 한 자국의 책과 문화, 차 등을 소개했다. 스포트라이트 컨트리로는 캐나다가 방문해 출판물과 문화 교류를 진행했다.

유명한 작가들의 강연도 이어졌다. ‘파이 이야기’로 부커상을 수상한 얀 마텔 작가, 퓰리처상 수상작인 ‘동조자’의 비엣 타인 응우옌 작가가 코엑스를 직접 찾아와 강연을 했다. ‘고래’로 올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천명관 소설가 겸 영화감독, 지난해 같은 상 최종후보에 오른 ‘저주토끼’를 번역한 안톤 허, 김연수, 김영하, 김애란, 김초엽, 김금희, 김멜라, 전건우, 정지돈, 최은영, 천선란, 황모과 작가, 보이밴드 씨앤블루 드러머 겸 배우 강민혁 등이 독자들을 만났다.

에세이를 쓰며 ‘월간 이슬아’를 발간하는 이슬아 작가의 가족 출판사인 헤엄출판사, 독립출판을 진행하는 작은 출판사들, 공동기획 출판을 하는 꿈공장플러스, 그림책을 선보인 남해의 봄날 등 크지 않지만 독특한 매력을 가진 곳도 관심을 받았다.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남겼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의 얼굴인 6명의 여성 소설가 중 연장자인 오정희 작가가 박근혜 대통령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실행하거나 묵과한 이유로 비판을 받아 도중에 사퇴했다.

개막일이었던 지난 14일 한국작가회의와 블랙리스트 이후,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영화계 블랙리스트 문제해결을 모색하는 모임, 우리만화연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민예총 등이 오정희 소설가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단상에 오르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작가와 시인이 대통령실 경호처 경호원들과 충돌하다 끌려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오정희 소설가는 박근혜 정부 당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 겸 이사장 권한대행이었는데, 지난 16일 대한출판문화협회를 통해 홍보대사 사퇴 의사를 밝혔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오 작가를 홍보대사로 선정하는 일에 문체부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문화 단체와 ‘저주 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도 항의했다. 오정희 소설가의 한국예술원 회원 자격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정희 작가는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리베라투르상 등을 수상한 우리나라 문학계의 원로이다.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 문화예술 분야에서 예술가의 창의성을 보호하는 일의 중요성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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